시간이 많았던 어린 시절
할머니·할아버지 관찰기
틈틈이 적어둔 글, 책으로

"처음 책을 쓰면서 스스로 삶을 이해하고, 치유하고, 해소한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지금은 이 책이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난 19일 오후 4시 창원대 앞 카페 '오색'에서 책 <나의 두 사람> 북 콘서트가 열렸다. 현장에는 50여 명의 독자가 몰렸다. 

책을 쓴 김달님 작가는 창원에 있는 사회적기업 공공미디어 단잠 기획팀장이다. 매일 틈틈이 쓴 글이 어느덧 책이 되어 나왔다. 1988년에 태어난 31세의 작가가 지금까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보낸 시간을 기록한 책이다.

이슬기 경남신문 기자가 사회를 맡아 김 작가에게 질문을 하고, 대답을 받았다. 대화 일부분을 추려봤다.

지난 19일 오후 4시 창원대 앞 카페 '오색'에서 열린 책 <나의 두 사람> 북 콘서트 현장 모습. /최환석 기자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 연재 당시 제목이었던 '마이 그랜드마더, 그랜드파더'에서 <나의 두 사람>으로 제목이 바뀌었다. 이유는?

"저희가 어떤 단어에 '나의'라는 말을 붙일 때는 확신이 있어야 하잖아요. 나의 집, 나의 꿈, 나의 친구처럼. 할머니, 할아버지는 내가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고, 세상에서 내가 확신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의 두 사람>이란 제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릴 적 일을 온전히 기억하여, 글로 쓸 수 있었던 까닭은 뭔가?

"사실 저도 글 쓰면서 궁금했던 적이 있었어요. 내가 왜 이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을까. 한 동네에 여섯 가구 정도만 있는 곳에 살았어요. 친구는 학교에 가야 만날 수 있고, TV도 제대로 안 나오고, 인터넷도 안 됐어요. 읽을 책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요. 어린 아이에게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던 거 같아요. 자연스레 할머니, 할아버지를 오래 관찰했던 것 같아요."

-독자의 반응은 어땠나?

"아일랜드에 사는 독자가 해준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저처럼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사셨다고 하더라고요. 아홉 살 딸이 있는데, 한국말이 서툴대요. 그런데 딸이 제 책을 좋아해서 잠들기 전 엄마에게 더듬더듬 이야기를 읽어준대요.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정서와 이야기가 담긴 책이어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아주 먼 나라에 저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엄마와 또 그 엄마의 아홉 살 아이가 함께 제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니 뭉클했어요." /최환석 기자 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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