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약 어때요] 지역 문화예술인 복지에 투자

지역 인디 음악가나 밴드 공연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지역 작가가 치르는 전시회도 곧잘 찾는다. 창원에 사는 김달님(30)·이은지(30) 씨 이야기다.

두 사람은 지역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다.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공연이나 전시는 보기가 어려울뿐더러 친근함도 덜해서다. 큰 관심으로 자주 찾고 즐기다 보니 지역 음악가, 작가와 개인적인 친분도 쌓았다. 그런 과정에서 이들 지역 문화예술인의 삶이 녹록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음악가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아픈 이름이다. 본명 이진원(1973~2010). 2010년 11월 1일 뇌출혈로 쓰러진 그는 결국 이름처럼 달빛이 되었다.

'노래를 팔아 먹고살아야' 했던 이진원이었으나, 음원 수입으로는 생활고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그는 비용을 최소화하여 적은 판매량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독립 판매구조'를 몸소 실천했다.

김달님

그의 사망으로 문화예술인 복지 문제 등에 관심이 쏠렸으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지역에서 문화예술로 먹고사는 이들의 삶도 다를 바 없다.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위안할 뿐이다.

김 씨와 이 씨는 지역 문화예술인 복지와 관련한 세심한 공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 단위 사업 참여라는 방법도 있지만, 가시적 성과를 요구하는 구조는 오히려 결과물의 질을 떨어뜨리는 방법이라는 생각이다. 그보다는 생계유지를 돕는 방안이 중요하다는 설명.

"생계를 유지하도록 지원하면 자연스레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도 늘어날 것이고, 그게 곧 예술적 결과물이 도출되는 방법이 아닐까요?"(이은지)

"단순히 결과물을 내놓기를 바라는 단기간의 창작 지원보다는 문화예술인 복지 자체를 탄탄하게 해줄 장기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창작 지원이 아닌 생계 지원이라는 표현을 썼어요."(김달님)

이은지

단기간의 프로젝트성 창작 지원을 원하는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는 기존 사업을 유지하고, 장기적이면서 맞춤형에 가까운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 더불어 기존 1년 단위 공모 사업에 더해 2~3년짜리 공모 사업도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두 사람은 구체적인 틀은 고민한 적이 없지만, 적어도 지역 문화예술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사업과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공통적인 생각을 제시했다. 복지에 '투자'했을 때 발생하는 긍정적 성과는 고스란히 지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의견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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