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일꾼이 내 삶을 바꾼다] (4) 거제시의회 나 선거구
지난 대선 투표성향 변화

현역 의원 3명에 도의원까지, 쟁쟁한 후보들이 맞붙었다. 새롭게 도전장을 낸 예비후보까지 포함하면 모두 9명이 세 장의 당선증을 두고 생존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이 때문에 거제에서는 시장 선거 다음으로 관심이 쏠리는 선거구가 바로 거제시의회 나 선거구다.

현역 시의원 중에는 자유한국당 윤부원(59), 바른미래당 박명옥(56),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무소속 옥삼수(67) 의원이 출사표를 낸 상태다. 재선 도의원인 옥영문(56) 예비후보는 한국당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꾸고 체급도 낮춰 시의원 선거에 나섰다. 게다가 도의원 때 선거구(장평동·고현동·상문동)가 아닌 인근, 이 지역으로 출마했다.

이 밖에도 민주당 박형국(53) 전 전국지방공기업노조 부위원장과 한국당 김형곤(55) 수양동발전협의회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무소속으로는 김장명(55) 전 거제시대신문 대표, 옥용배(47) 바르게살기운동 수양동위원회 위원, 황양득(50) 한국외대어학원장이 출마했다.

종합하면 민주당 2명, 한국당 2명, 바른미래당 1명, 무소속 4명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실상 다자구도여서 여러 변수 탓에 누가 당선될지 섣불리 전망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유권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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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시원히 말하자면 '현역 의원 중 누가 살아남을까? 도의원이었지만 선거구를 바꿨는데 당선될까? 정치 신인 또는 무소속 후보가 쟁쟁한 현역 틈새를 뚫어낼 수 있을까?' 등이 관전 포인트이자, 흥행 포인트인 셈이다.

연초면, 하청면, 장목면, 수양동의 앞글자를 따서 일명 '연·하·장·수'로 일컬어지는 나 선거구는 인구 4만 1000명의 도농복합지역이다. 지난 대선 선거인수를 기준으로 도시지역인 수양동이 1만 2615명으로 가장 많지만 농촌지역인 연초(8668명), 하청(4938명), 장목(4562명)을 합하면 1만 8168명으로 수양동보다 더 많다.

그동안 이곳 또한 농촌지역 특성인 보수성향 투표가 많아 대체로 한국당에 유리한 선거구로 평가됐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약간의 변화가 관측됐다. 한국당 지지기반으로 여겨졌던 연초면에서 홍준표 후보보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200표를 더 받았다. 이에 민주당은 공천자 2명 중 1명의 당선을 확신하고 있으며 최근 대통령 지지도와 당 상승세에 힘입어 2명까지 당선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3명, 새정치민주연합 1명, 통합진보당 1명, 무소속이 2명 출마해 새누리당 2명, 새정치민주연합 1명이 각각 의석을 차지했다. 이런 이유로 한국당은 이번에도 3명 공천을 고민하다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2명을 공천해 전원 당선을 노리고 있다.

무소속 옥삼수 후보와 바른미래당 박명옥 후보도 거대 정당과 신진 세력 사이에서 자신의 의석을 지키고자 일찍 발품을 팔고 있다.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에 쟁쟁한 후보들이 나서면서 후보 개인 인지도와 인물론이 당 역할보다 더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무소속 또는 정치 신인 후보들도 "정당 간판만 보고 지지하는 시대는 지났고, 그동안 후퇴한 거제 발전을 새롭게 이끌려면 대폭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눈도장을 찍고 있다.

수양동 지역은 제대로 된 도시계획 없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각종 도시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도로, 교통, 통학로, 학교, 공원, 주차장 등의 미흡으로 민원이 많은 곳이다. 반면 연초·하청·장목면은 주민 기대에 못 미치는 더딘 발전으로 도시지역과 차별되면서 균형발전 요구가 많은 곳이다. 이에 후보들도 지역 맞춤 공략으로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도시와 농촌 지역이 혼재한 곳이라 지역과 정치 성향에 따라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선택지가 많은 만큼 나 선거구 유권자들도 더 많은 품을 팔아야 한다. 공약을 꼼꼼히 살피고 자신의 요구와 최대한 비슷한 정답지를 찾는 것. 바로 동네를 바꾸고 내 삶을 바꾸는 출발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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