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실화부터 코미디까지
축구, 다양한 장르서 '활약'

<얼리맨>이 영국 영화라는 점은 아무리 큰 개연성이 없다 할지라도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역시 영국이다'라고 하겠다. 클레이애니메이션으로 축구 경기를 내놨으니 말이다. 내달 14일 개막하는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 영화를 몇 편 골랐다.

<축구의 신:마라도나>(감독 에밀 쿠스트리차, 스페인 외, 2008)는 디에고 마라도나를 담은 다큐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스타로 떠오른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 그는 오명과 명예를 함께 지닌다. 멕시코 월드컵에서 핸들링 반칙으로 득점을 해 '신의 손'이라고 불리지만 홀로 6명을 제치고 슛을 한 그는 현존하는 최고의 선수라는 칭송도 받는다. 월드컵 역사상 역대 '최악의 골'과 '최고의 골'이 그의 손과 발에 의해 탄생했다.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은 마라도나를 카메라에 담으며 모범을 보이지도 근면성실한 지도자가 되지 않은 그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 위대한 영웅이 아니라 시련과 오욕을 견뎌온 한 사람으로 그려진다.

"내가 말썽을 피우지 않고 운동만 했다면 펠레가 늘 내 뒷자리에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저녁 10시만 되면 잠자리에 드는 사람이지만, 나는 새벽 5시까지 유흥을 벌인다는 점이 큰 차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어떤 이일까?

1954년 스위스 월드컵 결승전을 보여주는 <베른의 기적>(감독 손케 보르트만, 독일, 2003)은 독일의 가족(특히 어린 소년과 전후 포로에서 풀려난 후 낙담한 그의 아버지를 중심으로)과 베른에서 열린 스위스 월드컵 결승전에서 벌어진 서독의 기적과도 같은 승리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2차 대전 후 독일의 어느 탄광촌. 아버지 없이 자라난 13살 소년 마테스(배우 루이스 클람로스)에게 같은 마을 출신 축구선수 란(배우 사스칼 고펠)은 영웅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다. 그러던 어느 날 러시아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던 마테스의 아버지(배우 피터 로메이어)가 풀려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힘겨운 포로 생활로 심신이 피폐해진 아버지는 강박적이고 독단적인 행동으로 가족들과 갈등만 키워간다. 그러던 중 스위스 월드컵이 시작됐다. 그리고 마테스는 베른으로 향한다. 이 영화는 독일의 초상으로 불리며 현지에서 크게 흥행했다.

<소림축구>(감독 주성치, 홍콩 외, 2001)를 빼놓을 수 없다.

소림사에서 무공을 익혔던 씽씽(배우 주성치)은 사부가 죽자 하릴이 없다. 백수로 지내며 만두가게 아매(배우 조미)를 흠모하는 게 다다. 어느 날 거리에서 명봉(배우 오맹달)을 발견한다. 그에게서 이상한 다리의 힘을 느낀다. 그는 왕년의 스타 플레이어였지만 절룩거리는 다리 탓에 퇴물이 됐다. 씽씽은 쿵후를 발전시킬 묘안으로 명봉과 축구팀을 결성한다. 왕년의 소림사 제자들이 돈벌레, 청소부, 방콕론자 등으로 변했지만 다시 뭉쳐 성장한다.

주성치식 코미디는 <소림축구>에서 빛을 발한다. 불꽃을 달고 골대에 박히는 축구공이나 공중에 날아올라 공을 차는 선수들까지. 뻔뻔한 과장과 특수효과는 이 영화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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