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공단의 대표적 대기업인 현대위아의 본사 이전설이 지역사회에 나돌고 있다. 물론 현대위아는 아직 결정된 게 없는 억측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당장 지방세수 감소와 더불어 본사의 역외 유출 때문에 공단위상의 추락을 걱정하는 지자체에선 불안한 심경일 수밖에 없다. 수 많은 협력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지역사회에서 기업 하나 유치하는 것도 힘든 일이 된 지 오래다. 특히 산업연관 효과가 큰 기업일수록 특정 기업의 유치나 존속은 고용보장과 증대로 바로 이어진다. 또한, 기업규모가 큰 대기업은 고정적 세수의 안정적 확보라는 측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사회에 본사를 둔 대기업의 경우 지자체는 최대한 행정 편의를 제공하면서 기업 활동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개별 기업들은 자신들의 경영상 필요에 따라 기업구조 재편이나 공장이전 결정을 하기도 한다. 특정 기업이 자신들의 미래운명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사실을 두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업이 비록 이윤추구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집단이라고 하더라도 지역사회라는 공동체의 장에서 기업 역시 최소한 지켜야 할 윤리와 의무는 있다. 기업 사정에 따라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 자신의 처지만 앞세운 가벼운 결정에는 언제나 심각한 사회적 비판이 따를 수 있다. 지역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내 마음대로 해도 그만'이라는 유아적 판단을 고집하면 사회적 비난은 불가피하다.

현대위아는 아직 아무런 결정도 된 것도 하나 없는데 지역사회와 지자체가 너무 앞서서 우려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지극히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말이다. 하지만, 최근에 이루어진 현대위아의 사업본부별 재편은 기업의 물적 분할을 의미하면서 궁극적으론 본사이전까지 계산된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할 수 있다. 특정 대기업을 향토기업이라고 여겨온 지역사회의 입장에선 그룹단위의 결정보다 아무래도 개별 단위 기업의 존속을 중요하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의 이런 판단기준을 전근대적인 기준이고 기업경영에 해가 되는 평가라고 치부해선 곤란하다. 특정 기업들이 지역사회에서 지금까지 받아온 관심과 지원이 전무하다고 말할 수 없고, 이들 기업의 존폐·이동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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