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지사 선거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특징들
조사방식·표본 추출방법 등 신뢰도 논란도

명실상부 6·1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답게 각종 언론 및 전문기관에서 경남도지사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내고 있다.

익히 알려진 대로 김경수(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태호(자유한국당) 후보를 적게는 10%p 안팎, 많게는 20%p 이상 앞서는 중인데, 이는 애초 김태호 후보 강세지역으로 꼽혔던 경남 중·서부내륙권과 서·남부해안권에서 김경수 후보의 우위 또는 선전에 힘입은 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전망은 김해·양산 등 동부권은 김경수, 진주·거창 등 서부권은 김태호 후보가 우세한 가운데 결국 도내 유권자의 3분의 1이 몰려 있는 창원에서 '최종 결판'이 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두 후보 간 격차가 크면 클수록 중·서부내륙권과 서·남부해안권에서 김경수 후보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김경수(48.2%) 후보가 김태호(29.7%) 후보를 20%p가량 이긴 지난 12~13일 국제신문·리얼미터 조사가 대표적이다. 이 조사에서 김경수 후보는 창원(45.4% 대 33.1%)과 동부권(52.4% 대 23.0%)은 물론이고, 중·서부내륙권(45.8% 대 35.2%), 남부해안권(50.4% 대 26.0%) 경남 전 지역에서 김태호 후보를 압도했다.

조사기관마다 권역 명칭과 구분이 좀 다르긴 하나, 통상 중·서부내륙권은 진주·거창·밀양·창녕·의령·함안·합천·함양·산청을, 서·남부해안권은 거제·통영·고성·사천·남해·하동을 가리킨다.

김경수 후보와 김태호 후보가 각각 42.5%·26.3%를 기록한 서울신문·메트릭스(5월 6~7일) 조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태호 후보는 이 조사에서 서부내륙권(38.6% 대 30.5%)은 김경수 후보에게 앞섰지만 서부해안권(25.6% 대 42.3%)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두 권역 중에서도 특히 서·남부해안권에서 김경수 후보 약진에 주목하고 있다. 가령 김경수(40.4%)·김태호(33.6%) 두 후보 간 격차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지난달 22~23일 JTBC·한국갤럽 조사에서도 김경수 후보는 서부내륙권(30.6% 대 45.6%)은 뒤졌지만 서부해안권(44.5% 대 30.9%)에서 김태호 후보를 물리쳤다.

거제는 문재인 대통령, 고성은 김경수 후보 고향이라고는 하나 고성을 비롯해 통영·사천·남해·하동 등은 보수정당 텃밭과 다름없던 지역이다. 민주당이 하동 출신이자 현역인 제윤경(비례) 의원을 사천·남해·하동지역위원장에 배치하는 등 오랫동안 공을 들여왔고 자유한국당 소속 이 지역 전·현직 기초단체장이 각종 불법·비리로 직을 상실하거나 수사를 받는 등 민심을 잃은 것과 관련 있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온다.

일각에서는 각 기관의 조사 방식이나 표본 추출 방법, 즉 여론조사 신뢰도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앞서 서울신문·메트릭스 조사와 김경수(49.6%)·김태호(36.8%) 후보가 12.8%p 차이를 보인 지난달 24~25일 MBC경남·리얼미터 조사가 대표적이다.

서울신문·메트릭스의 경우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지난 대통령선거 때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물었더니 서부해안권(46.6% 대 18.7%)과 서부내륙권(49.1% 대 24.8%)은 물론, 경남 전체(51.4% 대 18.4%)에서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찍은 사람이 홍준표 한국당 후보보다 훨씬 많았다.

MBC경남·리얼미터 역시 권역별 수치는 미공개했지만 문 후보(53.5%)를 지지한 응답자가 홍 후보(22.3%)를 압도한 건 마찬가지였다.

실제 대선 결과는 잘 알려진 것처럼 미미한 격차지만 홍 후보(37.2%)가 문 후보(36.7%)를 앞섰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정부·여당 지지층이 과잉대표됐거나 아니면 사실과 다르게 대선 투표 결과를 말한 응답자가 많았거나 둘 중 하나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비록 각종 조사에서 크게 밀리고 있지만 김태호 후보에게는 실낱같은 희망을, 반대로 김경수 후보에게는 낙관은 금물이라는 긴장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일 수 있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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