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까지 특별 기획전
'한국섬유미술의 흐름 100인'
국내 작가 95명 초청
태피스트리·퀼트 등
작품 120여 점 전시

실을 한 올 한 올 짜고, 한 땀 한 땀 박음질을 하고, 천연 염색으로 색을 내고, 지퍼와 단추처럼 패션에 활용되는 소품이 오브제가 되는 예술. 바로 섬유미술이다.

대산미술관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 기획전 '한국 섬유미술의 흐름 100인전'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섬유가 예술이 되는 현장을 만끽할 수 있다.

'한국 섬유미술의 흐름 100인전' 전시장 모습. 정수민 작가는 디자인 한 패브랙으로 소파를 만들었다. 작품 이름은 '어울림_1'. /이미지 기자

대산미술관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섬유 작가 95명을 초청해 120여 점을 전시장에 선보였다. 내로라하는 원로부터 작업 세계를 확장해나가는 중진들이 모여 전시 이름처럼 한국 섬유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홍익대 명예교수이자 용인 마가미술관을 운영하는 송번수 작가의 '예술가의 만찬'은 아주 섬세하고 성실하다. 거대한 작품은 회화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한 올 한 올 살아있는 실이 보인다. 실로 짠 그림(태피스트리)이다. 송 작가는 가시를 자주 엮는다. 절망 속에서도 가능성을 상징하는 작품이다.

송번수 작 '예술가의 만찬' 일부 모습. /이미지 기자

그는 이번 전시에 작품을 내놓으며 "섬유미술은 조형미술의 타 분야보다 대중 인지도가 낮다. 섬유미술의 활성화와 대중화는 우리에게 맡긴 큰 책임이다. 대산미술관은 무지한 섬유미술의 이해를 돕는 교과서적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수철 작가도 '하느님 나라의 반대, 땅의 나라'를 공개하고 섬유미술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나근화 작가의 '한'은 직조의 질감을 눈으로 느끼도록 했다. 장식용으로 널린 알려진 퀼트도 전시장에 내걸린 작품이다. 이은경 작가는 '1920's'를 선보이고 여인의 모습을 일상적으로 담아냈다.

박수철 작 '하느님 나라의 반대, 땅의 나라'. /이미지 기자

이 외에도 장갑, 지퍼가 훌륭한 오브제다. 스카프·넥타이 속 디자인, 염색으로 주제를 드러내는 여러 작품은 무궁무진하게 확장되는 섬유미술의 미래를 기대케 한다.

또 인형을 선보인 이새봄 작가의 '경주마'와 임지연 작가의 '버려진 영혼은 언제, 어디서든 존재한다'는 전시장을 위트있게 만들어버린다.

김철수 대산미술관 관장은 "국내 섬유미술작가는 500여 명, 이 중 300명 정도가 활동을 한다. 이번 전시장에서 이들의 3분의 1을 직접 볼 수 있다. 미술관으로 걸음 해 회화와 또 다른 미술의 세계를 경험해보면 좋겠다"고 했다.

전시는 6월 10일까지. 문의 055-291-5237.

'한국 섬유미술의 흐름 100인전' 전시장 모습. 임지연 작가 '버려진 영혼은 언제, 어디서든 존재한다'가 앞에 보인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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