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팬이라면 누구나 환영"
회원 수만 1만 2500여 명
3년째 관리자로 활동 중
선전 염원 '기원제'도 지내
"질 때도 NC답게 졌으면"

'9번째 심장 NC다이노스 팬밴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만 2500여 명이 가입된, 네이버 NC 팬 밴드. 이다겸(47) 씨는 3년째 밴드 운영을 도맡아 하고 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스팸·회원 관리에 지칠 만도 하건만 NC를 향한 다겸 씨 애정은 그칠 줄 모른다. 한 해를 야구로 시작해 야구로 매듭짓는다는 게 오히려 즐겁다는 그다. 올해도 어김없이 시즌권(창원 마산야구장 135구역)을 끊어 NC에 힘을 싣는, '다이노스 겸둥이' 다겸 씨를 만났다.

-팬 밴드 운영, 어떻게 하게 됐나?

"2014년 네이버 측에서 구단별 팬 밴드를 만들고 운영에 들어갔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이 소통할 수 있는,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보니 멤버 수도 금방 늘었다. 문제는 관리였다. 스팸·광고성 글이 늘어났지만 네이버 측이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팬 불만이 커졌다. 2015년 8월께 결국 네이버는 구단별로 관리자를 따로 두기로 했다. 밴드 가입일자, 게시글, 활동량 등을 종합해 후보를 선정하고 밴드 멤버 투표를 거쳤다. 그때부터다. 관리자로 선임됐고, 3년째 밴드를 운영 중이다."

-1만 2500여 회원. 관리하기 어렵지 않나?

"현재 밴드 활동에 정말 적극적인 멤버는 200~300명이다. 그들 덕분에 큰 어려움은 없다. 물론 초창기에는 힘든 점도 있었다. NC가 연패를 할 때면 팬 사이에 갈등이 생기곤 했는데 이를 중재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았다. 다행히 점차 '스스로 정화'하는 문화가 생겼고 오히려 지금은 건강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시작은 온라인이었지만 오프라인 모임도 활성화하고 있다. 지난 5일 연휴 때는 100여 명이 KIA전 광주 원정 응원을 가기도 했다. 스팸과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선거철을 맞아 오로지 홍보만을 노리고 밴드에 가입하는 분들이 있다. 네이버 아이디 도용·해킹도 많고. 밴드에 가입한 날짜 등을 참고해 승인 단계에서부터 거르고 있지만 부족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NC 팬 밴드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임은 변함없는가?

"그렇다. 밴드 가입 조건만 충족한다면, 또 밴드 가입을 신청할 때 나오는 질문에만 충실히 답한다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질문은 'NC C팀 연고지가 어딘지 쓰시오', 'NC 외국인 투수 이름을 쓰시오' 등이 한 예다. NC 팬이라면, 야구를 사랑하는 이라면 언제든 환영한다."

야구장 맨꼭대기 시즌권을 구매해 응원하는 이다겸 씨. /이창언 기자

-야구는 언제부터 즐기게 됐고, 계기가 있었나?

"20대 때 롯데 한 계열사에서 근무 했다. 자연히 롯데가 마산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치를 때면 손쉽게 입장권을 얻어 즐기곤 했다. 그렇게 1년에 몇 경기씩 띄엄띄엄 보며 야구 애정과 갈증을 동시에 키워왔고 NC 창단을 계기로 팬심을 폭발시켰다. NC 창단 이후로는 매년 시즌권을 끊어 마산야구장을 찾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마산야구장에서 가장 높은 135구역에서 경기를 관람 중이다. 좌석까지 오르는 건 힘드나, 막상 앉고 나면 바람도 잘 불고 전망도 좋은 게 응원 재미를 더한다."

-NC 선수 중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있다면?

"나성범 선수다. NC를 대표하는 선수이다 보니 더 정이 간다. 나성범 선수가 잘하면 팀에 관여하는, 팀을 사랑하는 모두가 힘을 받는 기분이다. 2014년에는 나성범 선수 팬 밴드를 만들어 2015년까지 관리하기도 했다."

-창원 마산야구장만의 장점을 꼽는다면?

"인천 문학구장을 제외하곤 다른 팀 홈 구장은 모두 가봤다. 다녀와서 보니, 마산야구장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든다. 비교적 넓은 앞뒤 좌석 간 거리나 가족 관람객을 배려하는 분위기도 창원 마산야구장만의 장점이다. 새 야구장에서도 이런 문화가 이어졌으면 한다."

-올 시즌 NC 전망은? 그리고 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창단 이후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오르다 보니 팬 눈높이도 많이 높아졌다. 그만큼 기대감도 커졌다. 자연히 올해 초 연패를 할 때는 속상함도 배가됐다. 9연패 후 한 날은 팬 몇 분과 마산야구장 곳곳에 막걸리를 뿌리며 빌기도 했다. 작년에는 무학산에 올라 '기원제'를 지내기도 했고. 이처럼 팬들에게 한 해는 야구로 시작해 야구로 저문다. 이제 100경기가량 남았는데, 앞으로 혹 지는 일이 있더라도 'NC답게 졌으면' 한다. '벌써 포기했나'하는 생각이 들지 않는, 끈질긴 싸움을 이어갔으면 한다. 물론 주전 선수들이 제자리를 찾고 날씨가 더 풀리면 경기력도 성적도 올라갈 것이라 믿지만. 늘 응원하겠다. 가을야구도, 우승도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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