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약 어때요]이주민 자녀 학교 설립

베트남 출신인 결혼 이주여성 서나래(36·사진) 씨는 지난 2004년 8월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다. 두 딸과 함께 사는 그는 2009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후 선거 때마다 빠지지 않고 투표를 해왔다.

그는 14년간 한국에 살면서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초기 정착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역시 언어다. 한글을 배우고 이웃들을 만나고자, 읍사무소 한글교실에 부지런히 다녔다.

서 씨는 "남편이 사망하거나 이혼해서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결혼이민자도 있다. 한국 사람이 아닌 외국 사람과 결혼한 이들도 있다. 그러면 아이가 학교에 가서 적응을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글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아이가 또래 아이들과 말이 안 통하니 학교 가기 싫다고 그만두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서 씨는 결혼이주민 부모 나라 말을 하고, 한국어도 할 수 있는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이주민 자녀를 위한 학교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이 보통 엄마와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에 엄마 모국어를 잘 사용한다.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특성화 학교를 만들어 언어에 따라 베트남, 필리핀 등 교사를 둬서 교육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차별금지 조례도 제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서 씨는 "몇 년 전 피부색이 까만 결혼 이주여성이 목욕탕에 못 들어간 적 있었다. 목욕탕 주인은 이 여성이 외국인이어서 안 된다고 했다. 저 역시도 한국어를 쓰지만 말투 때문에 무시당하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어시장에 생선이나 채소를 사러 가면 반말로 '남편이 몇 살이냐?', '차이 많이 나?' 이렇게 얘기한다.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경남도지사, 도의원이 외국인차별금지 조례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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