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관 시인 생가터 부근
창동예술촌에 시비 건립

'창동 허새비' 이선관(1942~2005) 시인 시비가 지난 1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 한가운데 세워졌다.

이선관 시인 추모모임이 황철곤 시장 때부터 이선관 시인과 관련이 있는 장소에 시비 건립을 추진했으나 잘되지 않다가 10여 년 만에 뜻을 이뤘다고 한다. 실질적으로는 이번이 두 번째 시비인데, 앞서 2015년 2월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공원 시의 거리에 창원시가 주도해 세워진 것이 있다. 물론 이번 시비 건립에도 창원시와 창원시 도시재생지원센터의 도움이 컸다.

추모모임의 뜻에 따라 이번 시비는 이선관 유품 전시관 건너편 아고라 광장과 영록서점 경계지점에 자리를 잡았다. 한때 시인이 살던 집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을 택한 것이다. 영록서점이 있는 건물이 들어서기 전 중국집과 이선관 시인이 살던 마당이 있는 집이 있었다. 중국집을 관통해야 마당에 들어서는 독특한 구조였다고 한다.

시비에는 '마산, 그 창동의 허새비'란 시가 새겨졌다. '여기서 태어났는데/ 여기서 노래하다가/ 여기서 죽겠다는 다짐' 같은 시어처럼 한평생 마산과 창동을 사랑한 시인을 상징하는 시라 할 수 있다. 창동 허새비(허수아비의 사투리)란 별명과 잘 어울리는 시다.

지난 11일 오전 10시 창동예술촌 아고라광장에서 이선관 시인 시비 제막식이 열렸다. /이서후 기자

제막식은 창동아트센터 앞 아고라광장에서 진행됐다. 지역 문인과 예술인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선관 시인 추모 모임 김형준 상임대표는 창동을 사랑하던 이선관 시인의 시비가 창동예술촌의 장승처럼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남성 4중창단 '더 보이스'가 한 축하공연도 의미가 있었다. 이들은 이선관 시인의 시 '폭포'에 3·15뮤직컴퍼니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설진환 작곡가가 가락을 붙인 곡을 처음 선뵀다. 이미 같은 시로 만든 가곡이 있지만, 이날 부른 곡은 전혀 새로운 것이었다.

시비 건립과 함께 이선관 유품 전시관도 새로운 모습으로 수리가 됐다.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사진과 유품들이 깔끔한 유리 장식장에 들어섰다.

이날 시비 제막에 이어 오는 7~8월에는 제9회 창동 허새비 축제가 창동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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