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설공단 사찰 의혹 파문…고용부 창원지청 내사 착수

창원시설공단 노조위원장을 사찰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이 발견되자, 노동계는 '부당 노동 행위'라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는 내사에 착수했다.

◇"부당노동행위 증거" = 노동계는 문건 작성자를 밝히고,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대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정책국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시설공단에서 삼성처럼 사찰을 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이 발견된 것이 놀랍다. 전근대적인 부당노동행위가 현장에 만연해 있다. 고용부가 근로감독을 통해서 철저한 조사, 처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주 금속노조 법률원 경남사무소 공인노무사는 "문건 작성 목적 등을 보면 노동조합 지배 개입의 부당노동 행위로 판단된다. 해당 문서는 실행 여부와 관계없이도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해 노조법상 형사 처벌 대상이다. 노조와 당시 노조 위원장은 사용자 불법행위에 대해 별도의 손해배상청구 등도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공공기관에서 노조와 노조위원장을 사찰하고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지배하려 한 행위는 매우 심각한 불법행위이다. 노사관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원시설공단노동조합은 내부자가 아니면 문건을 작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사실 규명과 문건 작성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창원시설공단노조는 성명을 통해 "보도된 문건에는 당시 노사 상황을 적시하고 노조위원장의 개인적인 성향과 노조를 와해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됐다. 이것은 명백한 부당노동 행위이자 인권침해"라고 규정했다. 또, "이러한 불법 행위는 노조 활동의 자유를 침해한 범죄 행위이며, 시대착오적인 노동 무시 행태이며 청산돼야 할 적폐"라며 "문건 작성의 배후가 누구인지, 어떤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는지 사실 규명을 해야 한다.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피해는 없는지 사법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에 대해서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문건에 적시된 당시 노조위원장 개인과 별도로 노동조합 차원에서 사실 규명을 위한 수사의뢰를 할 예정이다.

◇문건대로 시도 있었나 = 지난 2015년 하반기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문건 내용대로 이행됐을까.

노조는 노조위원장을 자극해 해고 조치를 하는 '강공법'과 신생 노조 설립 등을 통한 '노노 갈등' 유발 등의 '중단기적 전략' 등 문건에 적힌 내용은 이행된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온건법' 방안으로 적힌 '경영지원부장 교체', '이사장과 위원장의 면담' 등은 이뤄져 정황상 '온건법'이 적용됐을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추측했다. '경영지원부장 교체'는 문건에 적힌 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 노조 관계자는 "문건은 신임 본부장이 온 2015년 9월쯤 만든 것으로 보인다. 문건 내용은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상세한 내용이다. 당시 이사장과 위원장이 자주 만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황상 문건에 있는 '온건법'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창원시설공단과 관련한 문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관계자는 "문건 내용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공단 "출처 불명의 제보일 뿐" = 창원시설공단 측은 문건 관련 보도에 대해 '우려와 유감'을 표했다.

공단은 "보도에 나온 문건은 공단의 공식적인 문서도 아니며, 작성 주체가 드러나지 않은 출처 불명의 제보 문건이다. 그럼에도, 보도는 마치 사측이 노조에 대한 사찰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공단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공단은 문건대로 실제로 실행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공단은 "문건은 전체적으로 볼 때 서식과 내용이 다른 몇 가지 문서를 짜깁기 형식으로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 문건 내용대로 실행된 사실이 없는 정황으로 볼 때 의도적으로 작성한 문건이 아닌가 의심한다"고 했다. 공단은 철저한 조사로 위법한 부분이 드러나면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단은 "문건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문건에 적시된 노조 와해 시도 및 뒷조사 등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문건의 출처를 비롯한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해 위법적인 부분이 드러날 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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