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예술촌 입주작가 참여
색깔 주제 무료 프로그램
22일까지 아트센터서 진행

창원 창동예술촌 아트센터 아고라광장, "자, 이리로 오세요. 야무지게 치댑니다. 박박 문질러보세요."

전명순 창동예술촌 입주작가가 큰 소리로 아이들을 불러 모아다 황토가 든 대야 속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아트센터 2층, "좋아하는 색을 찾아 마음껏 칠해보세요"라고 김미나 입주작가가 말하고, 그 옆 방에서는 곽민경 입주작가가 색색으로 만들어 놓은 거미줄을 넘으려는 아이들을 돕는다.

창원시 도시재생지원센터·(사)창동예술촌이 기획한 '호호할미&색깔마녀와 함께하는 색깔여행'이 시작됐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전은 창동예술촌 입주작가들에 의해 완성됐다. 두 달 전 사무국 직원과 작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고 어린이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장을 꾸몄다. 보통 대형 기획사에 맡기거나 이미 완성한 프로그램을 사들이는 다른 곳과 달리 호호할미&색깔마녀와 함께하는 색깔여행은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만들었다. 그래서 창동예술촌만이 할 수 있는 전시가 됐다. 김미나 입주작가는 "머릿속 구상을 직접 현장에서 펼쳐내 뿌듯하다. 다른 작가와의 협업도 좋았다"고 했다.

창원시 도시재생지원센터·(사)창동예술촌이 손수 만든 체험전 '호호할미&색깔마녀와 함께하는 색깔여행'에서 아이들이 천연염색 체험을 하고 있다. /이미지 기자

체험은 아트센터 2층에서 시작한다. 먼저 전시장 적응하기다. 아이들은 한경희 입주작가가 내놓은 작품을 만지며 낯선 공간에서 마음을 풀어놓는다. 또 맞은편에 내걸린 윤귀화 입주작가 작품을 보며 화가에 대해 안다.

다음은 무지개 거미줄 탈출방이다. 다양한 색 털실을 건너 전시장 안쪽 거미에게 스티커를 붙이는 곳. 아이들은 촘촘하게 만들어진 거미줄 앞에서 잠시 주춤거리지만 어느새 쏙 통과해버린다. 전시장 벽면에는 창동예술촌에 입주한 청년문화연구소 '다:옴'의 '('전 작품이 곳곳에 내걸려 분위기를 살린다.

바로 옆 방으로 건너가면 물감과 놀 수 있다. 아이들은 커다란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손도장을 여기저기 찍어댄다.

한 아이가 무지개 거미줄 탈출방에서 색 털실을 통과하고 있다. /이미지 기자

마지막은 전시장 밖 아고라광장에서 천연염색 해보기다. 아이들은 하얀 손수건을 황톳물에 담가 주물럭거린다. 그런 다음 커다란 하얀 천 위에 손수건을 던지고 비비고 밟는다. 색이 어떻게 물드는지 바로 볼 수 있다. 황토는 나무색을, 치자는 꽃잎 색을 연상케 한다.

△색을 주제로 한 어린이 맞춤형 전시 △무지개 거미줄 탈출 △물감을 이용한 다양한 퍼포먼스 체험 △천연 색깔나라를 체험하니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아이들은 맑은 갈색으로 물든 손수건을 하나씩 들고 또 놀러 오겠다며 인사한다.

지난 4일 창동예술촌 체험전을 찾은 정인선 마산예뜰어린이집 원장은 "실내와 실외를 접목한 프로그램이라 마음에 들었다. 아이들은 너른 공간에서 물감을 마음껏 사용해 재미있어했다. 골목길 구경도 좋아했다. 무엇보다 무료라 부담이 없었다. 다른 체험전도 생겨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호할미&색깔마녀와 함께하는 색깔여행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진행된다. 22일까지 계속되며 단 14·21일은 휴무다. 문의 055-222-2155.

커다란 붓에 물감을 묻혀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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