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태양광발전 진단 (하) 산지·농지 외 대안은 많다
함안휴게소·합천댐처럼 현재 유휴공간 재이용 땐 환경훼손 등 문제점 없어
동참 위한 장려정책 필요

태양광발전이 산지와 농지로 몰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민간사업자나 일반인들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경제성을 갖추고 있어 태양광발전 입지가 집중된다. 하지만 농지와 산지를 활용하는 태양광발전은 환경훼손과 부동산 투기, 농산물 생산성 저하 등 다양한 문제점을 낳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좁게는 미니태양광부터 넓게는 빌딩·학교 지붕이나 옥상, 주차장, 저수지 등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이 꼽힌다.

베란다에 다는 태양광 발전기는 전선을 집 안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설계업자가 드릴로 베란다 문틀에 구멍을 뚫어야 해 전세 세입자보다는 자가 거주자 위주로 태양광 발전기 설치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유휴공간이 많은 빌딩이나 학교 옥상 등은 훼손 없이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기에 이상적인 대안이다. 하지만 인센티브 같은 특별한 동기가 없어 진행이 더디다.

최승국 태양과바람에너지 협동조합 상임이사도 유휴공간 활용을 가장 우선 추진해야 할 정책이라고 했다.

남해고속도로 함안휴게소(순천 방향) 태양광발전소(475㎾ 규모)./경남도민일보DB

최 이사는 "고층 빌딩 옥상이나 학교 옥상 등에서 태양광발전이 이뤄질 수 있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태양광 발전은 터 확보가 최우선 과제인데 현재 쓰이지 않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면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한다"면서 "학교 건물은 공익 시설의 개념으로 옥상의 일정 비율은 태양광 발전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끔 하는 제도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다"고 했다.

최 이사는 옥상 활용과 함께 주차장도 대안으로 꼽았다. 다만 정부가 소규모 사업자나 기존 공간을 재활용하는 태양광 발전 사업자를 돕기 위한 인센티브인 가중치를 옥상과 같게 맞춘다면 더 많은 사람이 동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옥상은 가중치가 1.5인데 주차장은 1.2다. 기존 건물을 재이용하는데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는 "주차장도 토지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설을 재활용하는 것이니 가중치를 높여 태양광 에너지 확대를 장려해야 한다"고 했다. 주차장 활용 사례는 한국도로공사 함안휴게소다.

서울시는 오는 7월부터 전체면적 10만㎡ 이상 신축 대형 건축물을 지으려면 총 에너지사용량의 16%를 친환경에너지로 공급하고 일부를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하는 '건축물 및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의 환경영향평가 항목과 심의기준'을 시행한다. 전점석 경남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은 서울시 사례처럼 지역별 재생에너지 발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성군 영농형 태양광 지붕 하부 모내기 모습. /경남도민일보DB

전 이사장은 "창원은 대표적인 에너지 소비도시다. 이런 도시는 태양광발전 입지를 만들어내기보다 활용할 수 있는 단지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공장 지붕과 같은 곳"이라며 "태양광발전시설은 설치를 하면 20년 이상 유지가 가능하다. 공장지붕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은행과 창원시가 장려정책만 펴준다면 환경훼손과 같은 문제점은 줄이고 많은 전력을 태양광발전만으로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지상뿐 아니라 댐·저수지 등 수면을 활용한 수상태양광 역시 대안 중 하나다. 이미 한국수자원공사는 모델 개발뿐 아니라 지역주민과 공동투자해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 등도 고려 중이다.

오봉근 수자원공사 물에너지처 수상태양광사업부 차장은 "올해는 합천댐을 포함한 5개 댐에 80㎿ 용량의 수상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용역을 맡긴 자원조사 결과가 내년 1월께 나온다. 이를 토대로 수상태양광 발전 규모를 산정해 추가 개발 규모를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2022년까지 550㎿ 규모로 수상태양광 발전설비를 개발할 예정이다.

기존 우량농지를 발전소 터로 전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으면서 태양광발전을 하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한국남동발전이 고성군 하이면 덕호리 일대 농지에 설치한 영농형 태양광 발전단지가 대표적이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6600㎡ 농지에 100㎾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상부에 설치하고, 하부에 벼를 재배했다.〈끝〉

한국지엠 창원공장 태양광. /경남도민일보DB
합천댐 수상태양광. /경남도민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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