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0시 서울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 초청 토론

경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태호(자유한국당) 후보가 '새로운 경남론'과 '권력 견제론'을 각각 들고 첫 토론회에서 맞붙었다.

김경수 후보는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때 수도권과 쌍벽을 이루었던 경남(경제)을 누가 이렇게 위기에 빠뜨렸나. 지금까지 경남을 이끈 분들의 낡은 방식, 낡은 사고 때문 아니냐"며 새로운 사람과 도전을 강조한 반면, 김태호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벌써 권력에 취하고 지지율에 취한 오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고 타락하기 마련"이라며 경험과 균형 감각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는 모습이었다.

두 후보는 이번 경남지사 선거를 지난 대선과 같은 '문재인-홍준표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부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경수 후보는 "문재인 정부 1년이 되는 시점에, 정부와 대한민국 성공에 중차대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에서 타당한 면이 있다. 남북정상 선언의 국회 비준조차 거부하는 과거 세력으로 돌아갈지,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상상력과 함께 앞으로 나아갈지 결정하는 선거"라고 했지만 김태호 후보는 "경남의 현재와 미래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선거이지 동의하기 어렵다. 여야, 보수-진보를 넘어 누가 일자리를 만들고 신성장 동력을 만들 것인가 선택하는 선거"라고 주장했다.

김해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도 김태호 후보는 "수많은 논란과 갈등 끝에 현재의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결론이 났다. 소음 문제 해결, 지역산업과 연계 등 과제가 많지만 다시 집권여당 후보가 다른 방향으로 재론하는 건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꼬집은 반면 김경수 후보는 "근본적인 소음 피해 대책이 가능한지, 유사시 인천국제공항을 대체할 수 있는 동남권 관문공항 역할이 가능한지가 중요하다. 이 부분이 해결 안되면 과거 결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장기적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경수 후보가 김태호 후보를 집중 공격한 이슈는 바로 무상급식 문제였다. 김경수 후보는 "김태호 후보는 최근 초중고 무상급식 전면 확대를 공약했지만 홍준표 대표의 경우 과거 무상급식 공약을 해놓고 파기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김태호 후보도 '무상급식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는데 또 약속을 어기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태호 후보는 이에 "아쉬움은 있지만 이번 선거는 홍 전 지사를 평가하는 장이 아니다. 과거에는 비판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어서 보수-진보 이분법적 논리 벗어나 예산이 허용되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태호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우지만 최악의 실업률 등 우려할 부분이 많다. 특히 경남은 전북 군산이 고용위기지역·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에 모두 선정된 것과 달리 고용위기지역만 선정됐다"며 문 대통령 최측근이자 여권·경남 국회의원으로서 김경수 후보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경수 후보는 이에 "소득주도 성장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내수 진작-경제 선순환 등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지금 정책 방향은 옳다고 보며 오히려 지난 정부의 대기업 위주 정책이 문제의 한 원인"이라며 "군산의 경우 한 지역에 조선업 위기·한국GM 공장폐쇄 문제가 겹쳤고 경남도 더 심각해지면 특별지역이 당연히 검토될 거다. 한국당은 그 전에 약 8000억 원의 경남지역 조선업 예산이 포함되어 있는 추경안부터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김경수 후보는 자신의 연루 의혹이 불거진 소위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미 특검은 물론, 그보다 더한 조사도 받겠다고 했다. 그 어떤 불법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으며 확인되면 응분의 책임이 따를 것"이라며 "보좌관 금품수수 문제는 직원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책임을 느끼지만 떳떳하고 거리낄 게 없다. 실체와 무관한 사실로 엄청난 의혹을 만들고 정치 공세를 하는 정치권 행태도 함께 극복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호 후보는 과거 당 최고위원 시절 사퇴-복귀를 반복하고 갑작스럽게 국회의원 불출마 선언을 하는 등 예측불가능한 측면이 있다는 질문에 "당시 김태호 수준이 그러했다. 당시 공천 파동은 권력에 취하고 지지율에 취한 오만함의 결과였고 제 자신도 공적 책임보다 욕심을 앞세웠다"며 "이제 정치인으로서 말 하나 행동 하나 얼마나 무겁게 해야 하는지 그때 교훈을 되새기고 있다. 김태호의 말 한 마디가 신뢰로 이어지도록, 무신불립의 자세로 경남도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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