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대신 백화점 문화센터'


김민정(8·마산시 내서읍 호계리 신우타워)·민지(7)자매는 대우백화점 문화센터의 ‘최장수·최다강좌’ 수강생이다. 문화센터가 문을 열 때부터 2001년 봄학기인 14기 현재까지 4년째 듣고 있다. 총 수강한 강좌는 둘이 합해 무려 65강좌. 동화구연, 유아발레, 창의력 논술교실, 프뢰벨 지능개발교실, 칼라믹스, 스토리북 영어교실, 종이접기 등. 현재 듣고 있는 강좌는 프뢰벨교실, 창의력쑥쑥교실, 창의력미술, 키즈랩과학, 바둑 등 5강좌다. 둘이 함께 들으니 수치상으로는 10강좌를 듣는 셈이다.

자매가 이처럼 오래도록 문화센터를 애용하는 것은 다름아닌 어머니 성강화(36)씨의 남다른 교육방침 덕분이다. 성씨는 민지가 3살일 때부터 포대기에 업고 셔틀버스를 타고 다녔다. 민지는 보통의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도 다니지않고 문화센터 강좌만 듣고 있다.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교육시킬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어른의 생각으로는 아이들이 무슨 판단력이 있느냐 싶어서 일일이 안내해줘야 한다고 여기지만 실상 아이들의 직관이 훨씬 중요하지요.”

수강결정은 대개 성씨가 아이들dprp ‘이것 한번 들어 볼래’하고 의견을 물어본 뒤 이뤄진다. 의외로 간단하다. 물론 강좌의 세세한 내용을 모르기 때문에 선택이 신중하지 못하고 흥미위주 아니냐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성씨는 무엇보다 다양한 체험을 시켜주는 부분에 주력한다는 말로 대신한다. 아이를 피아니스트로 키울 것도, 발레리나로 키울 것도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 다양한 세계를 이해하고 그를 통해 자신의 적성을 찾으면 다행이라는 뜻이다. 아이의 적성과 상관없이 남들이 좋다하면 ‘이리 우~저리우~’해대는 부모들도 있는 현실이고 보면 성씨의 말도 일리가 있다. 더구나 사설학원강사도 해본 성씨가 나름대로 택한 것이라니 말이다. 하긴 교육에 정도가 없으니. 다만 1주일에 한번씩 강좌를 들으면 금세 잊게되고 교육효과가 떨어지지 않을까, 교육비에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문은 든다.

“그렇지 않아요. 저도 처음엔 1주일에 한번 들으면 효과가 있을까했지만 의외로 그것이 집중력이 높더군요. 교육비도 생각보다는 비싸지 않아요.” 강좌는 3개월단위로 계산되는데 강좌당 비용은 대개 3만1500원(지금은 약간 올랐다). 약간의 할인혜택을 받아 성씨가 두 아이의 10강좌 비용으로 지출하는 돈은 3개월 25만원선이다. 한달에 7만5000원꼴, 한 사람에 3만~4만원선이다. 여기에 큰아이의 병설 유치원비(3개월에 6만원), 두 아이의 피아노비용이 추가되더라도 크게 무리하는 것은 아니란다. 생활비는 문화센터비용을 포함해 40만원 안쪽이다.

1주일에 서너차례 백화점에 나오는 형편이라 백화점에 살다시피(·) 하는데도 성씨의 쇼핑정보는 그리 밝지 않다. 오후 3시 셔틀버스를 타고 나와 아이들이 강좌를 듣는 동안 재빨리 쇼핑(성씨가 사는 곳엔 근린생활시설이 멀어 백화점에서 장보기한다)하기 무섭게 6시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탓이란다. 셔틀버스 운행안하면 어쩔 것인지 묻자 “그땐 일반버스타고 다녀야죠”한다.

“요샌 바둑이 재밌어요. 과학교실도 얼마나 재밌는데요. 아기공룡 줄타기가요…….” 재잘재잘대는 민정이와 민지와 웃는 엄마. 이런 선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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