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언급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겠다. 걸어온 삶의 궤적이 달랐고, 평가 또한 극과 극으로 엇갈리기 때문이다.

안종복, 전형두 두 전임 사장은 최고경영자로 한때 도민구단 경남FC의 모든 것을 책임졌던 인물이다. 두 사람은 선수 출신으로 시작해 프로구단 CEO를 지낸 이력이 닮아 자주 비교 대상이 되곤 했다.

경남FC를 취재하면서 두 사람을 모두 겪어봤다. 안 전 사장은 2013년 취임 일성으로 구단 경영을 흑자로 개선하고 도민의 응원을 증대시키며 그것을 원천으로 경기성적을 올려 구단의 위상을 진작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우 로얄즈, 인천 유나이티드, 남북축구 등 솔깃한 주제로 한바탕 '썰'을 풀며 주위 사람들을 무장해제시켰다.

시민구단 인천 단장과 대표이사를 지내며 시·도민구단의 팍팍한 재정 여건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그지만, 구단 사정은 아랑곳없이 제 잇속만 채웠다니 배신감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 결국, 그는 구단 자금 수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반면, 지금은 고인이 된 전형두 전 사장은 반대였다. 말주변이 없어 공식석상에서 마이크 잡는 걸 부담스러워 했고, 폼나는 귀빈석보다는 평범한 일반석을 좋아했다. 구단 재정에 대해선 십 원짜리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대표이사에게 지급된 법인카드가 있었지만 공식적인 일에도 대부분 자신의 카드를 사용했다.

그는 구단에서 받는 급여에 사재까지 더해 팀에 헌신했다. 지난 2011년 2월 19일 그는 담도암 진단을 받았다. 그해 3월 8일로 수술이 잡혔다. 당시 경남FC 대표이사였던 그는 주위의 만류에도 3월 13일 예정이던 K리그 개막전을 준비해야 한다며 수술 날짜까지 연기했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안종복 사장의 구속을 지켜보면서 오늘 전형두 전 사장이 더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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