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경남지부 설문조사, 학교 일제고사 폐지 영향
신체활동 적어 건강 고민

경남지역 초등학생의 성적 고민은 감소했지만 건강 고민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도내 초등학교 5·6학년 11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초등학생 가정·학교생활 실태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를 3일 발표했다.이번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됐다.

초등학생의 가장 큰 고민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성적'(21.2%)이었다. 그러나 점차 감소하는 흐름(2014년 45.2%, 2017년 22.9%)을 보이고 있다. 5년 만에 성적 고민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초등학교에서 일제고사 폐지·수시 평가·과정 중심 평가 등 교육정책을 펴면서 성적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성적에 이은 초등학생 고민은 '건강'(14.1%)이다. 2014년 조사에서 건강 고민은 성적, 친구(15.5%), 가족(7.4%)보다 낮은 7% 미만이었지만 5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는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신체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공간적인 환경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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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건강 고민은 뛰어놀기보다 스마트폰이나 게임을 많이 하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이 하루 중 스마트폰으로 게임이나 채팅을 하는 시간이 1시간 이상인 학생이 56.1%로 지난해(49.3%)보다 7%p 가까이 증가했다.

평일(월~금) 여가에 주로 하는 활동도 초등학생 10명 중 6명이 '게임·스마트폰'(43%), '텔레비전 시청'(15.2%)이라고 응답해 수동적이고 피동적인 활동에 시간을 많이 보냈다. 주말에는 친구와 놀기(28.7%), 가족 대화·놀이(10%)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지만 여전히 게임·스마트폰·텔레비전 시청 비율이 44.4%를 차지했다.

학교 수업을 마친 뒤 친구와 함께 운동장이나 바깥에서 노는 시간은 적었다. '30분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9.8%, '놀 수 없다'고 답한 학생이 29.4%나 됐다.

경남지부는 "과도한 사교육과 컴퓨터·스마트폰 게임 등에 무분별하게 노출된 학생들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라며 "성장기 학생들의 신체적·정신적 발달을 위해서는 건강한 놀이와 운동을 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을 확보하고 지역 차원의 시설·자원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고민 상대 결과에 대해서는 "선생님과의 고민 나누기가 4.1%에 그쳤다는 건, 학교나 교사가 학생 삶에서 차지하는 가치나 비중이 상당히 왜소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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