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당, 홍 대표 명예훼손으로 고소…"입이 걸레다" 시민들도 비난
홍 대표 "경상도 농담으로 반대하는 사람 일컫는 말" 해명

창원을 일순간 '빨갱이 도시'로 만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에 대한 시민 분노가 들끓고 있다.

민중당 경남도당은 자신들을 '빨갱이'로 칭한 홍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다는 방침이고, 창원시민들도 홍 대표 발언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으며 지방선거 한국당 심판을 거론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일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열린 한국당 경남지역 6·13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이날 CECO 입구에는 민중당 도당 당직자들이 남북정상회담을 '위장평화 쇼'로 정의하는 등 막말을 일삼은 홍 대표 규탄 피켓 시위를 펼쳤다. <노컷뉴스>가 녹음한 내용을 보면 CECO로 들어서던 홍 대표는 이 광경을 보고 당직자에게 "쟤네들 뭐야"하고 물었다. 당직자는 이내 "민중당에서 나왔습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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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전국 동시 지방선거 필승 결의대회가 2일 오후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홍준표 당대표와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가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구연 기자

이 말을 들은 홍 대표는 곧장 "으~응~. 창원에 요 뺄게이(빨갱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잠시 침묵하던 홍 대표는 다시 "성질 같아서는 대번 두들겨 패버리고 싶은데…"라며 혀를 찼다.

발언에 대해 논란이 일자 홍 대표는 이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과 만찬 자리에서 "경상도에서는 반대만 하는 사람을 두고 우리끼리 농담으로 '빨갱이 같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홍 대표가 '빨갱이' 발언에 대해 사과는커녕 부적절한 해명으로 상황을 넘기려 하자 민중당 도당은 홍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기로 했다.

도당은 3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대표 발언은 자신의 잘못을 비판하는 사람은 모두 빨갱이로 모는 구시대적 인식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수구적 색깔론이자 반평화적 대결주의자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 변명에 대해서는 "점입가경이다. 경상도에서 누가 그런 농담을 하는가"라면서 "도민을 기만하는 터무니 없는 변명이다. 빨갱이라는 말은 경상도 농담이 아니라 자신들의 부귀와 권력을 지키려 민중의 요구를 압살하는 수단으로 수구지배집단이 사용해 온 용어"라고 지적했다.

도당은 "홍 대표 변명은 민중당을 반대만 하는 집단으로 규정하는 심각한 모욕이자 창원시민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우리는 홍 대표에 공개사과를 요구함은 물론 민중당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석영철 민중당 도당 위원장은 "이미 법률 검토는 끝났다. 오는 8일 창원지검에 홍 대표를 고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분노한 시민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창원에 사는 영화감독 구자환(51) 씨는 "어느 누가 경상도에서 '빨갱이'라는 말을 농담삼아 한다는 말이냐"면서 "빨갱이라는 말이 독립운동가를 지칭했던 말이기도 했다는 것을 알면 그렇게 농담으로 말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공당 대표라는 사람이 입이 걸레와 같다니 기가 차다"며 "저런 사람 입에 들어가는 밥도 다 국민이 낸 세금이다. 밥 먹여 주고 욕이나 듣는 개돼지는 되지 말자"며 선거 심판론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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