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영화를 추렸다. 아이들도 당당하게 영화관에 입장할 수 있는 개봉작부터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했던 오래된 영화를 끄집어냈다. 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며 평화와 관련한 영화제를 소개한다.

◇'웃음 만발' 애니메이션 연이어 개봉= 3일 신작 애니메이션이 줄줄이 개봉한다.

<얼리맨>(감독 닉 파크, 영국)은 엉뚱발랄한 얼리맨들 이야기다. 먼 옛날 석기시대, 토끼 대신 커다란 매머드를 사냥하고 싶은 소년 더그(목소리 에디 레드메인)와 그의 절친한 친구 멧돼지 호그놉은 매번 말썽만 피운다. 어느 날 세계 정복을 꿈꾸는 청동기 왕국의 악당 누스(목소리 톰 히들스턴)가 마을을 점령해버린다.

마을을 위해 더그는 누스에 대항할 팀을 꾸리는데…. 과연 마을의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매직빈>(감독 조이 주, 중국)은 절대 마법을 수련하는 '빈(콩)'이 슈퍼콩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영화다. 전설적인 사부 가르침을 따라 수련에 나서는 콩들. 하지만 힘든 수련 탓에 친구들은 한둘씩 포기한다. 결국 빈(목소리 황창영)만 남게 되고, 최고의 매직 마스터가 되는 여정이 시작된다.

<커다랗고 커다랗고 커다란 배>(감독 필립 아이슈타인 립스키·요르겐 레르담, 덴마크)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햇빛언덕에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배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유쾌하게 그려낸 동화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행복한 도시 써니타운의 JB 사장님(목소리 윤세웅)이 갑자기 사라지고 '신비의 섬'으로 자신을 구하러 와 달라는 사장님의 편지를 받고 미쵸(목소리 이제인)가 찾아 나서는데. 코끼리와 고양이 캐릭터가 귀여운 영화다.

영화 <얼리맨> 스틸컷.

◇창원 씨네아트리좀 '색다른 가족 영화'= 창원 씨네아트 리좀에서 색다른 가족 영화를 만나자.

<리브 어게인>(감독 로버트 에드워즈, 미국)은 딸과 아버지의 갈등을 다룬다. 무대에서 빛나는 가수를 꿈꾸지만 현실은 코러스 신세인 주드(배우 엠버 허드). 그녀는 집세조차 내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아버지 집으로 들어간다. 아버지 폴(배우 크리스토퍼 월켄)도 한때는 스타 가수였지만 이제는 한물간 취급을 받는다. 둘은 화려한 재기를 꿈꾼다. 이들은 과거를 잊고 다시 노래할 수 있을까. 영화는 새로운 출발을 암시하며 끝이 난다. 음악 영화가 가지는 장점을 그대로 보여주며 어느 집에서나 볼 수 있는 가족 간의 갈등을 풀어냈다. 6일 오전 11시 50분, 9일 오후 5시에 상영한다.

<당신의 부탁>(감독 이동은)은 현실적인 가족 영화라는 평을 받는다. 신파 대신 담백함을 택했다. 주인공 효진을 연기한 배우 임수정의 연기도 좋았다는 평이다. 어느 날 갑자기 죽은 남편의 아들 종욱(배우 윤창영)이 효진(배우 임수정) 앞에 나타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영화의 영어 제목은 이다. 7일 낮 12시 20분, 8일 오후 5시 20분에 볼 수 있다.

영화 <당신의 부탁> 스틸컷.

◇올해 37주년…광주를 떠올리며 = 지난해 개봉한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영화 가운데 가장 흥행했다.

이보다 앞서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광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각자의 의미를 담아 우리를 찾아왔다.

먼저 1996년에 개봉한 <꽃잎>(감독 장선우)은 1980년 5월을 정면으로 담은 최초의 한국 영화다. 죽어가는 엄마를 뿌리친 채 무더웠던 80년 5월, 악몽의 도시를 빠져나왔던 상처입은 한 소녀(배우 이정현)의 한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내면에 깊이 응어리진 채 남아있어야 했던 사람들을 잘 보여준다.

배우 설경구가 철로 위에서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말했던 영화 <박하사탕>(감독 이창동)은 죽음만이 답이라고 여기는 중년 김영호(배우 설경구)의 삶의 출발점이 된 광주 그 시절로 돌아간다.

영화는 5·18민주화운동이 개인과 절대 무관한 사건이 아니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에 녹아있음을 말한다.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는 광주 시민들이 겪은 사랑과 가족애를 그렸다. 광주에 사는 택시기사 민우(배우 김상경)와 동생 진우(배우 이준기)처럼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보통의 일상을 살지 못하고 총과 칼에 맞서 싸워야 했던 날들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민주의 역사는 어떤 한순간, 영웅이 이루어낸 게 아니라 민초들이 피땀 흘린 노력의 결과임을 말한다.

영화 <화려한 휴가> 스틸컷.

◇9회 부산평화영화제 개막작 <윤이상> = 부산평화영화제를 주목하자.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부산가톨릭센터 아트씨어터 씨앤씨에서 열리는 '제9회 부산평화영화제'는 인권과 환경, 통일 등 평화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영화를 선보이는 자리다.

개막작은 <윤이상 : INBETWEEN North and South Korea>(감독 마리아 슈토트마이어, 독일)이다. 2013년 독일에서 완성한 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분단된 남한과 북한, 그리고 독일을 넘나들며 윤이상의 삶을 조명한다. 음악 다큐멘터리다.

감독 특별전으로 <내 친구 정일우>(감독 김동원)가 진행된다. 올해 부산평화영화제 본심 심사위원을 맡은 김 감독은 정일우 신부를 조명한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1960년대 서강대에서 대학교수로 생활하다 79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우리 땅의 빈민들과 함께 생활했다. 영화에서 누군가가 말하는 것처럼 종교뿐 아니라 인종과 국적, 신분과 나이 등 인간의 모든 경계를 초월한 사람이었다.

부산평화영화제는 모든 영화가 무료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http://bpff.tistory.com)을 참고하면 된다.

영화 <윤이상>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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