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회담 발언들 "주둔, 인정한다"…김일성·김정일 "주둔 괜찮다" 언급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가 지난달 30일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주둔이 정당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하자 청와대는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로,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긴급히 진화했다.

그렇다면, 주한미군에 대한 북한 측 입장은 무엇일까? 일반 국민의 상식과 달리 북한 김일성·김정일은 3번에 걸쳐 '주한미군 주둔은 괜찮다'고 언급했다. 첫 언급은 1992년 북핵위기 초기 북미고위급 회담에서 김용순 전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를 보내 북미 수교를 전제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 통일 뒤에도 주한미군의 역할·위상이 바뀌면 남아 있어도 좋다"고 전했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역시 "동북아시아의 역학 관계로 보아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면서 미군이 와 있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대중 대통령이 "그럼 왜 가끔 북한 당국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느냐"고 묻자 "그건 인민의 감정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답했다고 한다. 이 내용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쓴 <피스메이커>에 상세히 나와 있다.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공격과 폭격으로 평양시내 건물 2채 외에는 모두 파괴될 정도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으며, 민간인 수십만 명이 학살당했다. 

2002년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주한미군 주둔을 인정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전 장관은 지난달 18일 관훈클럽 주최 간담회에서 "북한은 단 한 번도 우리한테 (남북)협상장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얘기한 적이 없다"며 '주한미군 철수론'에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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