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씨네아트 리좀 등 20곳뿐…회차 상영·공동체 상영 '대안'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해원>(감독 구자환)이 상영관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시사회를 마치고 10일 정식 개봉한다.

현재까지 확정된 개봉관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경기, 강원, 충남, 경북, 경남을 통틀어 20여 곳. 이 중 CGV와 롯데시네마 멀티플렉스 상영관은 서울과 부산뿐이고, 나머지 지역은 예술·독립영화관 위주다. 경남 상영관도 창원 씨네아트 리좀이 유일하다. 그나마 CGV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반응에 따라 상영관을 확대할 가능성은 열어둔 게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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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원> 스틸 컷.

구자환 감독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개봉관이 없는 지역이 많아 죄송하다"며 이들 지역에는 공동체 상영과 회차 상영을 권유했다. 회차 상영이란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단 1회 상영하는 것을 말한다. 20~30명이 모여 1주일 전에 극장에 요구해야 한다.

그나마 수월한 것은 공동체 상영이다. 전국 민간인 학살 유족회와 시민단체 중심으로 공동체 상영 요청은 자주 있는 편이다. 최근에는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에서 조합원 교육사업으로 연맹별, 지역별로 공동체 상영을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해원>이 한국전쟁기까지 전국 각 지역에서 자행된 민간인 학살사건을 줄거리로 하는 만큼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은 역사를 알기에 적합한 영화"라며 "한국 현대사를 바로 알고, 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합원들이 먼저 아프고 슬픈 영화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을 다룬 영화 <해원> 포스터.

어떤 방식이든 많은 이들이 영화를 본다면 감독에게는 좋은 일이다. 영화 내용 자체는 굉장히 불편하다. 구 감독도 스스로 마음이 아파 회피하고 싶은 영화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는 영화 개봉이라는 형식을 통해 역사 속에 묻힌 민간인 학살사건을 알리는 데 보다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구 감독은 지난달 30일 열린 민간인 학살 경남유족회 합동위령제에서 유족들에게 감사패를 받았다. 감사패에는 이렇게 적혔다.

"귀하는 오래전부터 역사 속에 숨겨졌던 1950년 한국전쟁 전후 국가가 불법적으로 자행한 민간인 학살사건을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2013년 <레드 툼>과 2017년 <해원> 영화를 제작해 억울한 죽음을 헛되지 않게 세상에 널리 알리는 노력을 해왔기에 이에 보답고자 경상남도 전 유족의 마음을 모아 이 감사패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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