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4세, 창원에 빈소 마련
제일여중고·마산대 교육사업…생전 '선 질서, 후 학습'강조

'오늘은 무엇을 얻고 가느냐.'

마산대 후문 교훈석에 새겨진 글귀다. 학교법인 문화교육원 설립자 청강 이형규(사진) 선생이 배움터를 운영하며 생전에 늘 강조했던 교육 이념이다. 청강 선생은 지난 30일 오전 향년 94세로 별세했다.

청강 선생은 1925년 5월 5일 창원군 진북면에서 태어나 교육사업에 평생을 바쳤다. 특히 여성교육 확대에 큰 업적을 세웠다. 청강 선생은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변한다. 시간을 소중히 여겨 하루 24시간을 나의 것으로 만들 줄 아는 사람이 돼라"고 후학에게 당부해왔다.

청강 선생은 2007년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선 질서, 후 학습'을 강조했다. 아들 이학우 문화교육원 이사장도 청강 선생 뜻을 이어받았다. 이학우 이사장은 지난해 문화교육원 7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청강 선생의 교육 철학은 선 질서, 후 학습이다. 질서와 예절이 빠진 공부는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몸가짐을 바르게 한 뒤 학문을 깨쳐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다. 그 결과 오늘날 문화교육원의 학교들은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학교가 됐다"고 말했다.

청강 선생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며 배움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교육사업에 헌신했다. 1947년 문을 연 '마산가정여학교'는 1949년 3월 첫 졸업생 33명을 배출했다. 이후 가정여학교는 마산여자상업중학교를 거쳐 마산제일여자중·고교로 개편되면서 학원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고, 오늘날 문화교육원의 모태가 됐다. 현재 마산대와 마산제일고까지 4개 학교를 둔 사학으로 발전했다.

마산대는 그동안 5만 1598명, 마산제일여중은 2만 8157명, 마산제일여고는 3만 8668명, 마산제일고는 1만 936명 등 모두 12만 9359명 졸업생을 배출했다.

청강 선생은 1982년 10월 국민교육 유공자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지난 2006년 12월 마산향교가 청강 선생 공적비를 세우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평생교육 동지인 (사)예지원 경남지부 원장 배두이 여사와 장남 이학우 이사장, 이학진 마산대 발전위원장, 이학은 고려대 교수, 이학해 대학치과병원장 등 4남이 있다. 빈소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신세계요양병원 장례식장(055-232-0440)에 마련됐다. 발인은 2일 오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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