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오페라단 <가면무도회> 공개 오디션 현장 스케치
10월에 창단 27주년 무대
성악가 48명 '열띤 경쟁'

'프로는 실력으로 말한다'는 말의 무게가 절실히 전해졌다. 경남오페라단 공개 오디션 현장에서다.

지난 26일 오후 1시께 창원상공회의소가 북적였다. 찌르는 듯한 고음과 굵직한 저음이 왁자했다. 총 48명의 성악가 얼굴에는 각각의 긴장이 서려 있었다.

이날 창원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경남오페라단 창단 27주년 기념 오페라 <가면무도회> 공개 오디션이 열렸다.

총 3막으로 구성한 베르디 작품은 음모와 사랑을 주제로 한다. 레나토, 울리카, 오스카, 아멜리아, 리카르도가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오디션에 지원한 성악가에게 짧게는 2분 내외에서 길게는 6분가량의 시간을 줬다. 각각의 역할에 정해진 곡을 누구보다 잘 불러야 했다.

지난 26일 창원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경남오페라단 <가면무도회> 공개 오디션이 열렸다. 이날 바리톤 최병혁 등 성악가 48명이 참가했다. /최환석 기자

누구는 자신만만했고, 다른 누군가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당장 이날 오디션을 마치면 다른 공연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성악가가 있는가 하면, 공백기가 긴 참가자도 있었다.

이력서 경력란을 빼곡하게 채운 성악가, 반대로 경력이 전혀 없는 성악가도 이날만은 동등한 입장이었다. 주어진 시간에 자신의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전 국립오페라단 단장 정은숙 세종대 명예교수가 이날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경남오페라단 운영위원들이 심사에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냉혹했다. 실력이 부족한 후보는 준비한 노래를 다 부르지 못하고 퇴장해야 했다. 노래를 멈추라는 신호는 종소리였는데,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누구를 탓할 수 없는 법. 프로는 실력으로 말해야 하니까.

지난 26일 창원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경남오페라단 <가면무도회> 공개 오디션이 열렸다. 이날 소프라노 소한숙 등 성악가 48명이 참가했다. /최환석 기자

반면 오디션장을 의기롭게 휘저으며 실력을 뽐낸 성악가도 있었다. 지난해 경남오페라단 <아이다> 오디션에서 뽑혀 본 무대에 올랐던 바리톤 최병혁. 그는 심사위원 호평을 받으며 레나토 역을 따냈다.

이 밖에 아멜리아 역에 소프라노 소한숙, 오스카 역에 소프라노 장수민, 울리카 역에 메조소프라노 이은선이 뽑혔다. 소한숙 이력서 오페라 경력란은 <가면무도회> 경력으로 빼곡했다. 자신감이 돋보이는 영민한 이력서였다.

리카르도 역에는 테너 유신희가 뽑혔다. 서울 성악가가 즐비한 오디션에 몇 안 되는 창원 출신 후보였는데, 실력으로 역할을 거머쥐었다.

경남오페라단 <가면무도회>는 오는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 동안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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