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대표로 출전한 이창록 씨
20대 못잖은 체력·자신감 뽐내

30일까지 진주에서 열리고 있는 도민체전에 출전한 선수들의 다양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형제나 쌍둥이, 부부 선수도 있고, 노익장을 과시하는 선수도 있다.

그중에서도 64세에 보디빌딩 선수로 출전한 이창록 씨를 만나봤다.

이 씨는 초·중·고·대학에서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운동을 접었고, 급격하게 비만 체형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특히 복부 비만이 걱정돼 운동을 시작한 게 헬스였다고 했다.

"31살 때 다이어트도 하고 체지방을 줄이려고 헬스장 나간 게 계기가 됐습니다. 중간에 10년 정도 공백이 있었지만 꾸준히 운동을 해온 셈"이라고 말했다.

60대라는 나이가 무거운 기구를 활용하는 보디빌딩을 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으냐는 물음에는 "지금이 전성기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에서 최고 황금기"라고 답했다.

그는 7년째 거창군보디빌딩협회장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도민체전에 참가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자신감만은 충만했다.

"도민체전에서 4년 정도는 메달을 놓치지 않았어요. 그동안 세계대회 동메달, 아시아대회 금메달을 따기도 했고요. 2년 전에는 미스터코리아 금메달도 땄습니다."

거창 대표로 도민체전에 출전한 60대 보디빌더 이창록 씨. /정성인 기자

보디빌딩 선수들의 주축이 20대인데도 그는 당당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과학적으로 운동하고 영양소 조합을 잘하면서 몸이 정말 좋아요. 20대면 내게는 손자뻘인데, 그런 애들하고 한 무대에서 겨룬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근육이나 피부나 탄력이 떨어지지 않고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은 아직도 있습니다."

보디빌딩이 뭐가 좋은지 물었다.

그랬더니 대뜸 "정력"이라고 답한다.

"40세가 되면 불혹이라고 합니다. 불혹이 되면 소화기능이 약해지는데 그걸 만회하는 게 기초대사량을 늘려주는 겁니다. 근육 1kg을 키우면 가만있어도 하루 300칼로리는 태웁니다. 장이 소화하지 못하는 걸 근육으로 커버하게 되죠."

40대 이상이 되면 건강검진에서도 체지방률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근육이 줄어드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도전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끌고 나갈 에너지와 파워가 뒷받침되는 게 근육"이라는 그는 "인류의 숙원이 건강하게 오래 살자인데 그건 의사들도 못해냅니다. 나는 자부심이 있고 그런 자부심으로 회원들 지도하고 이끌어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창원에서 헬스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고향 거창이 도민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고향 후배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게 이 일을 앞으로도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하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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