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국내정치권 환영한 남북정상회담
지지자가 좌파·종북? 색깔론 부질없어

판문점선언을 바라보는 내외의 시선은 한마디로 놀라움 그 자체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이탈리아 총리는 한목소리로 한국전쟁은 끝났다는 말로 찬사를 보냈으며 영국은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조치를 환영한다면서 북한의 약속이행을 강조하는 것으로 기대감을 걸었다. 프랑스 또한 핵무기 없는 한반도 공동목표 추구를 높이 평가한다는 말로 경외심을 나타냈다. 중국과 러시아도 보조를 같이했다. 일본 역시 긍정적 평가를 빼놓지 않았다. 다만, 이웃국가로서 비핵화에 대한 관심의 크기가 작지 않음을 숨기지 않았을 뿐이다. 이처럼 세계가 한결같이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을 기대 이상의 성공으로 받아들이면서 지원과 성원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마치 드라마를 연상시키듯 펼쳐진 10시간 동안의 남북정상회담은 남북 간 새 역사 쓰기에 그치지 않고 지구상 유일하게 남은 분단국의 냉전구도를 허물고 세계사적 사건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기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변화는 순식간에 닥쳐왔고 파도 치는 물결이 거세게 밀려드는 것이다.

국내 정치권도 환영 일색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완전한 비핵화의 공동목표를 확인시켜주었다며 8000만 겨레와 함께 지지한다는 말로 찬사를 대신했고 민주평화당은 한반도 운명을 개척한 선언으로 비핵화에 큰 진전이 따랐다고 반겼다. 바른미래당 또한 상호불가침과 이산가족 상봉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는 내용의 공식 견해를 각인시켜주었다. 비판하고 공격할 땐 하더라도 세계가 주시하고 있는 완전한 비핵화는 물론 전 국민이 바라는 남북 간 화해와 협력에 관한 한 일단 정쟁을 멈추고 사실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대의명분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그 대열에 합류하는 것을 거부하고 나섰다. 김정은의 위장 평화쇼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가 판문점선언과 마주해서는 말의 성찬에 지나지 않는다든지 외눈박이 외교의 전형으로 평가절하하는 저돌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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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면 열이 하나같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체제에서는 오히려 비정상적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남북 정상들의 만남을 다른 프리즘을 통해 보는 견해를 두고 간섭할 계제는 아니다. 하지만, 남과 북이 손을 맞잡아 공존의 지혜를 모으고 희망찬 미래로 나갈 것을 모색하는 마당에 여전히 좌파타령이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좌우파의 본질적 의미는 실종된 지 오래고 좌파를 종북몰이로 낙인찍는 진영논리 역시 정치적 공격의 전유물이 된 지도 오래다. 그런 변질된 등식이 더 진화하다 보면 귀착점은 색깔칠로 끝나는 게 예사다.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고 판문점선언을 지지한 사람들이 좌파이며 종북인지. 모르기는 해도 어휘의 뜻조차 제대로 이해 못하는 세대가 부지기수일 것이다. 색깔론으로 뭔가를 엮으려 하거나 흠집 내려고 하는 것은 그래서 부질없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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