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훈 씨 대량 재배 성공
친환경 유기농 당도 높아

산청군 내 한 농가에서 바나나 대량 재배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산청군 생비량면 도전리 '올 바나나' 대표인 강승훈(35) 씨가 이곳에 1만㎡ 규모의 시설하우스를 짓고 바나나 2650그루를 키워내 첫 판매에 나섰다.

최근 하동에서 200그루 규모의 상업재배에 성공하고 포항·해남 등에서 시험재배 중인 사례는 있지만 2000그루 이상 대량재배에 성공한 경우는 처음이라 눈길을 끈다.

강 대표는 제주에서 태어나 유년·학창시절을 진주에서 보냈으며 지난해 산청으로 귀농해 6월께 제주에서 묘목을 들여와 바나나 재배를 시작했다. 강 대표가 처음 바나나를 키우겠다고 했을 땐 논농사를 짓던 곳에 바나나가 되겠냐며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10개월 만에 강 대표가 바나나를 대량 수확하는 데 성공하자 우려는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올 바나나' 농장의 나무 1그루 당 바나나 수확량은 평균 30~35㎏ 정도로 많다.

대부분 농약을 사용하는 수입산과 달리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법으로 생산하는 것도 특징이다.

강 대표는 "현대인들이 다이어트와 운동 등 건강관리와 양질의 식품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유기농법이 우리 농업이 가야할 길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최근 제주의 바나나 농업인들이 우리 농장의 바나나를 살펴보고는 생육 상태가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며 "당도도 수입산보다 더 높고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는 만큼 경쟁력은 충분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산청군이 지리적으로 국내 바나나 주산지인 제주보다 더 우수한 점도 있다고 한다. 그는 "산청은 겨울철 일광량이 제주보다 많다. 또 주변에 강이 많아 토양이 충분한 물을 머금고 있어 나무가 영양분을 흡수하는 시간이 길다"며 "바나나의 생육에는 온도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햇빛이 있어야 당도도 높아지고 육질도 탄탄해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륙지역인 데다 세 곳의 고속도로 IC가 있는 산청은 제주보다 상대적으로 물류비용이 저렴하고 유통시간이 적어 유통업체들의 선호도도 더 높다는 평이다.

강 대표는 "국산 바나나는 수입산보다 2~3배 가격이 비싸지만 최근 재배에 성공했다는 소문을 들은 많은 분들이 전화로 문의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농장 규모를 2배로 늘려 연중 꾸준히 바나나가 생산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당당히 농업 창업에 성공해 몇 년 후에는 필요하신 분들께 묘목도 판매하고 바나나 체험농장도 운영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산청군 도전리에 있는 '올 바나나' 강승훈 대표가 바나나 대규묘 대량 재배에 성공했다. /산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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