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속에 가득한 환경오염 주범들
미세플라스틱 생명 위협 경각심 가져야

종이컵에 커피를 마시고 A4 용지를 복사할 때나 마트에서 비닐에 야채나 과일을 담아올 때마다 늘 죄스러웠다. 하지만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자원의 순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죄책감에서 벗어나서 편리함을 추구해 왔다.

최근 중국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면서 지난해 재활용 쓰레기 수입 중단을 발표했다. 중국 수출이 막히자 국내에서는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다. 얼마 동안 폐비닐의 수거가 거부되자 전국이 쓰레기 몸살을 앓았다. 문득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가 떠올랐다. 쓰레기 더미에서 생활하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무척 두려웠다. 아마 중국에서도 심각성을 알고 대처한 것 같았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영화 속 아이들이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아이가 아니고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언젠가 우리에게도 닥쳐올 위기의 이야기였다. 원가 모를 공포감이 엄습했던 기억이 난다.

가만히 생활 주변을 살펴보니 우리가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치약 용기, 칫솔, 슬리퍼 등 세면기용품에서만 플라스틱 제품이 많고 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볼 때 담아온 비닐도 많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내가 사용한 플라스틱이나 일회용 용기와 비닐을 세어보니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던 적이 있다. 무심코 편리하다고 사용해 왔던 제품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와 우리의 생명을 시시각각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가정에서 나오는 재활용 쓰레기의 50%가 비닐이라고 한다. 비닐은 유해성이 강함에도 편리하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도시의 생활쓰레기뿐만 아니라 농촌의 폐비닐이나 어촌의 스티로폼, 바다의 해양 쓰레기 등 환경을 오염하는 쓰레기들이 많다. 당장 편리함보다 우리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한 것 같다.

한국의 비닐 사용량은 유난히 높다고 한다. 한국의 비닐 사용량이 유난히 높은 건 우리가 마트 채소 코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회용 비닐봉지, 비 오는 날 건물 입구에 배치된 우산 비닐 씌우개 등 많은 사람이 무심코 사용하는 폐비닐 때문이라고 한다. 국민 한 명이 1년 동안 420개의 비닐을 사용하며 이는 독일의 6배, 핀란드의 100배라고 한다.

쓰레기 분리 배출을 할 때 재활용이 되고 자원 순환도 된다고 생각하며 쉽게 사용하고 쉽게 버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재활용의 차원에서가 아니라 자원의 낭비이고 환경오염의 주범이기에 불필요한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 포장지 등은 규제도 중요하지만 의식을 먼저 바꾸어서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미세먼지에 이어 폐비닐 문제 탓인 환경오염의 심각성과 미세플라스틱 문제까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또 다른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생수, 조개 등 식품에까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미세플라스틱 재앙'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미세플라스틱이란 5㎜ 이하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인데, 미세플라스틱은 혈관으로 침투될 가능성이 있어서 우리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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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하고, 이것들이 바다 생물 체내에 축적되면 사람이 수산물을 먹는 과정에서 이를 알게 모르게 섭취할 수도 있다고 한다. 우리가 플라스틱의 편리함에 사용하면서도 플라스틱을 먹게 될 줄은 몰랐다. 미세 플라스틱들이 지구촌의 물과 토양은 물론 미세먼지 속에 섞여 공기까지 오염시키고 있어 지구촌 환경이 걱정된다. 플라스틱의 생산은 점점 늘어날 것이고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데 수백 년이 걸리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습관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우리의 무심한 습성이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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