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위기론 올림픽 계기 평화기운 전환
4·27 남북정상회담…통일 길 열렸으면

‘4·27 남북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일 남북정상 간 직통전화도 개통되었다. 분단 70년 만에 비로소 남북 정상이 언제든 전화로 대화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었다. 앞으로 이 전화로 두 정상이 상호 신뢰를 구축하여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이 직통전화가 ‘불통’이 되지 않도록 국민들이 눈 부릅뜨고 꼭 지켜내야 한다.

5월 말이나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 준비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이번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드디어 한반도의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방법도 논의할 것 같다.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전쟁위기론이 고조되어 불안했지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평화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남북 단일팀이 만들어지고 ‘단일기(한반도기)’로 남북공동응원도 했다. 그 사이에 예술단 공연을 거쳐 특사들의 상호 방문이 이어지더니 마침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까지 합의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바야흐로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1일 북한은 스스로 핵실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를 두고 상반된 해석이 나오긴 하지만, 어쨌든 긴장 국면을 풀고 대화의 물꼬를 튼 것만은 분명하다. 짧은 기간 내에 이렇게 놀라운 변화를 맞이하다니 놀랍고 감동적이다.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들도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9일 ‘맨발의 사나이’ 조승환 씨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며 전남 광양에서 임진각 망향탑까지 9박 10일 동안 427km를 맨발로 달리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평화와 화해의 봄’ 조직위원회는 지난 21일 오후 5시에 광화문광장에서 ‘정상회담 성공개최, 평화와 화해협력 실현 국민한마당’ <촛불, 평화의 봄을 부르다>는 행사를 개최했다. ‘경남평화회의’도 ‘남북정상회담 성공 기원 경남문화한마당’을 기획하여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경남교육청과 시·군 교육지원청은 23일 오전 10시부터 남북정상회담이 마무리되는 27일 오후 6시까지 ‘단일기’를 게양하여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평화교육과 통일교육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이렇듯 한반도에 부는 ‘평화와 통일의 봄바람’을 절대다수의 국민은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 중에는 이런 분위기에 계속 딴죽 걸며 정치적 ‘위장 쇼’라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쩌겠는가. 한바탕 정치적 쇼가 될지 아닐지는 ‘역사’에 맡기기로 하고, 우선 그들의 이야기도 뼈아프게 새겨들어야 한다. 서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기가 화해와 통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공략하지 말고 낙후시키라”고 했다. 신념과 가치가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공격하지 말라는 뜻이다. 지금의 평화적 분위기에서 잠시 소외된 사람들 마음까지도 품어 안아야 한다. 평화와 통일의 길은 멀리 보고 가는 ‘사랑의 길’이다. 서둘지 말고, 작고 사소한 일도 놓치지 말고, 하루하루 순간순간에 집중하면서 지극정성으로 그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하여 먼 훗날 지금 딴죽 거는 사람들도 다 함께 ‘통일조국 만세’를 부를 수 있도록 기다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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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첫걸음은 대화와 토론이다. 나아가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며 살아가는 성숙한 삶이 민주주의 실제다. 최악의 경우에도 서로 축복하고 또 축복하며 함께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깨닫는 길. 그 길이 곧 평화의 길, 통일의 길, 사랑의 길이다. 부디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이 길이 활짝 열리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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