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볼지 모두 내 맘대로!
2016년 국내 등장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영화·다큐멘터리·자체 제작 드라마 등 콘텐츠 다양
'시리즈물 몰아보기'시청 행태 변화 맞물려 확장세

여행을 떠날 때 꼭 책 한 권을 챙기는 버릇이 있다. 2주 전 휴가를 다녀왔다. 비행기 이용 왕복 10시간에 3박 4일 일정이었다. 이번 여행에는 작고 가벼운 문고본을 하나 챙겼다.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 와이파이도 잘 잡히지 않는 외국에서도 도무지 책이 잡히지 않았다. 따분한 이동 시간, 숙소에서 보낸 시간을 채워준 것은 다름 아닌 '넷플릭스'였다. 미리 휴대전화에 영상을 내려받은 선택이 신의 한 수였다. 그런데 넷플릭스가 뭐냐고?

넷플릭스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다.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에 있는 사람에게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 이름이다.

1997년 온라인 영화 대여 서비스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재 인터넷이 연결되는 대부분 기기로 넷플릭스 제공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다.

한국 시장에 넷플릭스가 등장한 때는 2016년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첫 한 달 무료 이용이라는 말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덜컥 가입했다.

초창기 넷플릭스 한국 서비스는 △외국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콘텐츠가 돋보였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분야의 콘텐츠여서 쉽게 안착했다. 미국식 스탠딩 코미디 콘텐츠도 여럿 있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어디서도 쉽게 접하기 어려운 콘텐츠다.

넷플릭스는 가끔 밤을 새우게 한다. '정주행' 때문이다. 한 드라마를 여러 편 몰아서 보는 시청 유형을 뜻한다. 해가 질 때 시작한 시청은 다음날 해가 뜰 때 끝나기 일쑤다.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가 유명하다. 자체 제작 드라마는 한 번에 전편을 올린다. 정주행을 선호하는 이들이 혹할 수밖에 없다. 공포, SF 드라마인 <기묘한 이야기>나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과 미국 마약단속국의 이야기를 다룬 <나르코스>는 몰아서 본 콘텐츠 가운데 하나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는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터넷이 연결되는 기기만 있다면 말이다. /넷플릭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넷플릭스 전체 회원 중 840만 명 이상이 정주행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시리즈 출시 24시간 만에 정주행을 마친 시청자는 20배 이상 증가했다. 2013년 연간 20만 명가량이었던 정주행 수치는 2017년 9월 기준 5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오죽하면 시즌 공개 24시간 안에 가장 빨리 시청을 마치는 '정주행 레이싱'이란 표현도 등장했을까.

하지만 넷플릭스 한국 시장 도전은 쉽지 않았다. 한국 벤처회사인 프로그램스에서 제공하는 SVOD(월정액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왓챠 플레이'가 대항마로 등장해서다. 예상보다 콘텐츠 수가 적은 것도 걸림돌이었다.

지금은 콘텐츠 수가 적잖이 늘었다. 자체 제작 드라마·영화도 꽤 다양해졌고, 한국 최신 드라마도 더러 입점했다. 오는 5월 4일에는 자체 제작으로는 첫 한국 예능 프로그램인 <범인은 바로 너!>를 공개한다. 예능인 유재석이 나온다는 소식에 벌써 관심이 많다. 다만, 최신 한국 영화 콘텐츠 수는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다.

누군가는 IPTV(인터넷망을 이용하여 제공하는 양방향 텔레비전 서비스)가 있는데 굳이 넷플릭스를 써야 하느냐고 물을 수 있겠다. 나 또한 집에서 IPTV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IPTV는 부모님 몫이다. 요금만 내가 낸다.

IPTV를 꺼리는 까닭 중 하나는 광고다. 최근 콘텐츠를 보려면 요금을 내야 하는데, 결제를 마친 콘텐츠조차 시작 전에 광고를 봐야 한다는 것은 썩 내키지 않는 방식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최근 내놓은 '유료방송 서비스 가입 추세 분석' 리포트를 보면, 한국미디어패널조사 결과 가입한 유료방송을 해지한 가구 비율이 2012년 5.97%에서 2016년 6.54%, 2017년 6.86%로 늘어났다. 2015년 3.13%까지 떨어졌지만 반등세다.

지난해 해지 가구 비율을 특성별로 따지면 35세 미만(9.17%)과 1인 가구(9.3%)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소비자로서는 아쉬울 게 없다. 선택지는 다양하니까.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비행기 안이나 외국에 들를 때는 내려받기 기능을 활용한다. 넷플릭스는 일부 동영상을 전자기기에 내려받아 보도록 한다. 2주 전 휴가를 떠나기 앞서 영화 한 편과 다큐멘터리 시리즈 두 편을 내려받아 3박 4일을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은 곳에서 이 기능을 곧잘 이용하는 편이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을 고민하고 있다면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꼭 넷플릭스여야 할 이유도 없다. 스스로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고르면 되니까. 조만간 왓챠 플레이도 한번 이용해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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