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산은 '자구안 합의 시'청산보다는 회생 초점
노사 입단협 교섭 재개…마감시한은 오늘 오후 5시

한국지엠(GM) 법정관리 여부는 결국 이 회사 노사 합의 여부에 달렸다.

22일 산업은행은 한국지엠 경영실사 중간보고서에서 "한국지엠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산은은 5000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 조건부 투입도 예고했다.

정부와 산은이 청산보다는 회생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신호를 한국지엠 노사에 던져준 것이다.

지난 20일 오후 8시 열린 한국지엠 이사회는 법정관리 신청 여부를 23일 오후 5시 다시 열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미국 GM 본사가 법정관리 결정 마감시한을 20일로 못박은 것에서 한국지엠 노사에 사흘이라는 시간을 더 준 것이다.

한국지엠 2대 주주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21일 한국지엠 부평본사를 찾아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실사가 거의 마무리되고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판단 단계에 섰기에 우리 몫 일은 상당히 진전됐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중간보고서에서 한국지엠이 최종 마련한 경영정상화 계획이 실행되면 최근 3년간 3조 원의 적자를 냈던 것에서 오는 2020년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이 전제조건은 23일 오후 5시까지 한국지엠 노사의 자구안 합의와 GM 본사의 차입금 출자전환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미국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자금, 합리적 투자라면 그런 '뉴 머니'에 대해선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GM 본사가 공언한 대로 27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의 차입금(올드 머니)을 출자 전환하고, 28억 달러(약 3조 원)를 신규 투자(뉴 머니)해 부평·창원공장에 2개 신차를 배정하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노사가 자구안에 합의하면 산은은 신규 투자금 3조 원 중 5000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정부·산은은 제시한 조건을 GM 본사와 한국지엠이 충족하면 청산보다는 회생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신호를 GM 본사와 한국지엠 노사에 준 셈이다. 물론 정부와 산은은 금호타이어나 STX조선해양 때처럼 '기업 구조조정 원칙 고수'를 내세우며 노사가 자구안 미합의 시 따로 대책을 내놓지 않겠다는 견해다.

한국지엠 이사회가 23일 오후 5시 다시 이사회를 열기로 함에 따라 노사가 그 시각까지 시간을 벌었지만 22일 오후 6시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는 1차 법정관리 마감시한이던 20일 오후 1시 노사는 20여 분만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교섭을 중단했고, 21일 오전 11시 열린 13차 교섭도 20분 만에 중단했다.

한국지엠 노사간 남은 핵심 쟁점은 군산공장 노동자 680명 고용 보장 문제와 부평·창원공장 신차 배정 관련 구체적인 계획안 제출 등 크게 두 가지다.

22일 오후 6시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관계자는 "노사간 오늘 중 교섭 재개에 합의해 곧 교섭이 이어질 예정이다. 23일 오후 5시 전까지 노사간 합의 도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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