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LG 트윈스 구단의 '사인 훔치기' 논란과 관련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KBO 관계자는 19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이르면 내일(20일) 상벌위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LG 구단 쪽에도 구단 관계자가 직접 상벌위에 와서 설명하는 게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LG는 전날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사인 훔치기'로 의심되는 내용을 담은 인쇄물을 더그아웃에서 라커룸으로 이어지는 복도에 붙여놓은 장면이 포착됐다.

여기에는 우타자 기준 몸쪽(검지 왼쪽 터치) 바깥쪽(검지 오른쪽 터치) 커브(검지, 중지) 슬라이더(검지, 중지, 새끼) 체인포크(검지, 중지, 약지, 새끼) 등 KIA 배터리의 사인을 의미하는 구종 및 코스별 손동작이 적혀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LG 구단은 "전력분석에서 정보전달을 하는 내용 속에 주자의 도루 시 도움이 되기 위한 내용이 있었다. 분명 잘못된 것이다. 향후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야구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동안 사인 훔치기로 의심되는 사례는 몇 번 있었지만 이처럼 구체적인 물증이 발견된 건 처음이다.

단순히 해명과 사과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LG의 '사인 훔치기'는 리그 규정에 저촉되는 행위다.

KBO리그 규정 제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 조항을 살펴보면 1항에 "벤치 내부, 베이스코치 및 주자가 타자에게 상대 투수의 구종 등의 전달 행위를 금지한다"고 나와 있다.

2항 역시 전자기기 사용을 금지하면서 "벤치 외 외부 수신호 전달 금지, 경기 중 외부로부터 페이퍼 등 기타 정보전달 금지"라고 명시돼 있다.

KBO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상벌위를 열기로 했다.

KBO 관계자는 "규정 위반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LG 구단의 행동은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나고 리그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상벌위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또 "규정에도 제재의 범위를 정해놓은 것은 아니라서 아직 수위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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