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장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후보 쟁탈전이 진흙탕싸움으로 변질하고 있다. 어느 한쪽만의 문제라면 재미삼아 느긋한 기분으로 지켜볼 수 있겠지만 여야가 양상만 약간 달리한 채 비슷한 옆모습으로 후보 간 육탄전을 전개 중이라 낯 뜨겁고 곤혹스럽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3명이 경합을 벌이다 한 명이 방향을 틀어 무소속 출마를 표명하는 바람에 두 명이 경선에서 이기려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기선제압에 몰두하다 보니 건강한 정책대결보다 인신공격성 주의주장에 치우쳐 실망을 금치 못하게 한다. 허성무 전 정무부지사와 전수식 전 마산부시장 간에 벌어진 당원명부 유출의혹 공방은 제3자가 보기에도 민망하기 짝이 없다. 서울시장 민주당 후보들이 보여준 정책 대결장과는 거리가 멀다.

같은 당 후보끼리 선거 본질과는 동떨어진 진실 논란으로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득될 게 하나도 없다는 간단한 방정식을 모르는 것인가. 그렇지않아도 색깔론을 동원한 구태적 세 결집이나 흑색선전이 슬슬 고개를 내밀고있는 터라 자칫 그 틀 속에 갇혀 모처럼 형성된 우호적 분위기를 해칠지도 알 수 없다. 자유한국당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천 불복 기류가 가시지 않고 있는가 하면 조진래 후보는 경남개발공사 사장 재직 때의 특혜채용 의혹에 연루된 경찰수사를 기피하고 있어 행보에 제약을 받는 중이다. 공천 불복은 지지층에게 혼란을 주는 악재로 부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혜채용 의혹은 사실 여부는 나중에 밝혀지더라도 당장 후보자의 도덕성에 의문을 던지게 하는 요인이다. 여야 모두 그 꼬리표를 달고 선거전을 진행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달라진 선거 민심이 후보자 대결 추태를 빚게 한 원인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종전에는 자유한국당은 후보가 넘쳐 공정경선이 유지된 데 비해 민주당은 전략공천마저 할 수 없을 정도로 인물난을 겪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에 따라 입장이 뒤바뀐 것이 그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판단해도 된다. 그러나 저들만의 전쟁이 남길 후유증을 고려하면 이대로는 안 된다. 후보자라 해도 경찰수사를 피해가서는 안 되며 당원명부 유출의혹은 당차원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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