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의원이 결국 출마의 길을 택했다. 어제 아침 경남도청 서부청사에서 열기로 했던 출마선언을 돌연 연기했던 김 의원은 온갖 추측이 난무하던 늦은 오후에 국회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했다. 김 의원은 댓글조작사건 연루설이 비화하면서 경남도지사 선거가 도민의 현실과 무관하게 정쟁의 수렁에 빠지는 것이 심히 안타까워 깊이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며, 무책임한 정치공방과 정국 위기를 방관할 수 없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필요하면 특검을 포함한 모든 조사에 당당히 임하겠다며 정면 돌파의 의지를 피력했다.

김 의원의 출마를 놓고 정치권은 종일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는 경남도청 출마선언이 취소되자 안타깝다며 사퇴설을 은근히 기정사실화하려 하기도 했다. 그 정도야 경쟁자끼리의 애교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판은 훨씬 더 추하고 유치했다. 오전의 사퇴설이 오후에 출마선언으로 바뀌는 동안 정계는 물론 시민사회까지 갖은 유언비어가 춤을 췄다. 사실관계 검증도 없이 의혹설이나 연루설이 배후설로 번지기도 하고 음모론들이 판을 쳤다. 김 의원을 넘어서 문재인 대통령 연루설, 수사은폐설에 부정선거설까지 갖가지 설과 억측,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댓글조작 관련 범죄사실 여부는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고 밝혀져야 마땅하다. 아직은 수사 초기 단계이고 앞으로 개인의 범죄인지 관권이 개입했는지, 특정 정치세력이 개입했는지 모두 철저히 수사하면 될 일이다. 국정농단 사건을 파헤치는 데 합리성과 도덕성을 지켜온 촛불 국민은 무엇이 문제이고 범죄에 상당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이성과 상식이 있으니 시간을 가지고 해결하면 된다. 야당 정치인들은 물론 보수언론들이 앞장서고, 소위 시사평론가라는 논객들까지 한 술 더 떠가며 진위와 관계없이 억측과 비난을 무작정 쏟아내는 것은 정치의 도의를 땅바닥에 내치는 짓이다. 특히 일부 언론의 행태는 심히 부끄럽다. 민주주의의 감시자 구실을 바르게 수행하려면 무엇보다 엄정하게 진실을 추구하는 자세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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