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도시 지향 김해시 자매결연 확대
지리적 여건 고려 고효율 따질 시점

민선 이후 많은 지자체가 국외 도시와 자매도시 결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매도시 결연은 국가외교를 좁힌 ‘지자체 외교’와 다름없다. 문제는 지자체의 자매도시 결연사업이 순기능보다는 실속 없이 도시 숫자만 늘리는 역기능이 많다는 데 있다.

자매도시를 맺는 것은 두 도시 간 학생이나 민간인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민간 교류가 활발해지면 두 도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둠으로써 관광과 경제분야로까지 교류가 확대하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목적성을 고려하면 자매도시 결연의 첫 조건은 도시 간 ‘필요’가 우선돼야 한다. 하지만 자매결연만 맺은 후 장기간 도시 간 교류가 없는 자매도시는 무용지물이다.

김해시 자매도시는 5개 국 8개 도시(우호협력도시 포함)에 이른다. 그러나 교류는 일본 무나키타시와 중국 무석시 2개 도시에 편중될 뿐 나머지 자매도시들은 교류가 별로 없는 편이다. 이런 처지에도 시는 국제도시로 도약하겠다며 국외 신규 자매도시 결연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허성곤 시장은 인도 유피주에 이어 터키 초롬시와도 자매도시 결연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 규모에 맞춰 이에 상응하는 국외도시와 결연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자매결연을 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교류가 없는 도시가 많다는 것은 문제다. 미국 셀렘시와 베트남 비엔호아시, 중국 래서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도시와의 교류 단절에는 국가 간 거리가 먼 데다 두 도시 간 문화와 경제의 동질성이 적은 것도 한 요인이다. 자매도시 간 민간교류로 이어지려면 우선 공항이 해당 도시에서 가까워야 한다. 공항에서 바로 갈 수 있는 직항로가 있어야 하며, 지리적으로도 가까울수록 성공 확률은 그만큼 높다.

자매도시 결연사업에는 단체장의 성향이나 의지도 한몫한다. 허 시장은 전 시장과 달리 자매도시 결연사업에 관심이 많다. 국제도시화에 대한 그의 강한 의지가 담긴 대목이다. 허 시장은 지난해 인구 2억여 명인 인도 유피주와 자매도시 결연을 했다. 하지만 인도 유피주는 55만 명 김해시보다 인구가 훨씬 많고 지리적으로도 멀다. 그래서 그런지 체결한 지 얼마 지나지는 않았지만 민간인 왕래는 뜸하다. 경남 도내 지자체 중 유피주와의 교류를 선점하고자 김해시가 먼저 짝사랑한 탓으로 분석된다. 철기문명의 공통점을 내세워 추진하는 터키 초롬시도 지리적으로 거리가 멀어 민간인 교류까지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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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자매도시를 선정할 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함을 반영하고 있다. 더불어 자매도시 결연이 성공하려면 이 분야에 능통한 전문가를 채용해 ‘전담팀’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실패확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자매도시는 한 번 결연하면 시의회의 승인 없이는 해지도 못 한다.

민간인 교류는 없이 공무원만 오가는 자매도시는 뿌리식물이 ‘뿌리열매’는 맺지 못한 채 잎과 줄기만 무성한 것과 같다. 자매도시 결연사업도 저비용 고효율의 ‘산술’을 따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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