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현장 <여가수 진수린> 악사·코러스 옛 정취 물씬
큰들 <최참판댁 경사났네> 하동 주민 캐스팅 함께 무대

경남을 대표할 만한 공연단체 두 곳이 만든 작품들이 각각 함양과 하동에서 무대에 오른다. 이미 여러 번 무대에 올라 검증을 거친 작품인 만큼 재미는 보장돼 있다.

◇극단 현장 <여가수 진수린> 함양 공연 = 전문예술법인 극단 현장이 만든 낭만가극 <여가수 진수린>(고능석 연출)이 27일 오후 7시 30분과 28일 오후 3시 함양군 함양읍 함양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1930~40년대 엄혹했던 일제강점기 경성과 만주를 배경으로 순수한 꿈과 사랑을 갈망하던 여가수가 주인공이다. 낭만가극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극은 화려한 카바레 무대와 악사, 코러스로 꾸며졌다. 웃음과 해학을 담은 옛날 만담 형식이나 막간극도 들어 있어 재미를 더한다.

극단 현장 <여가수 진수린> 공연 장면. /극단 현장

<여가수 진수린>은 2013년 산청에서 처음 공연됐다. 이번 공연은 함양군민을 위해 새로 각색한 것이다. 특히 어르신들의 귀에 익숙한 1930~40년대 가요 10곡이 포함됐다.

고능석 연출은 이들 노래가 "낭만이 있고, 사회 풍자도 있고, 삶의 깊이가 있어서 현대의 가요보다 훨씬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가수 진수린> 함양 공연은 2018 지역협력형사업의 하나로 진행되는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으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경상남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으로 이뤄졌다. 극단 현장은 <여가수 진수린> 공연을 시작으로 5월 예술교육프로그램 <엄마랑 몸으로 놀자>, 6월 <색깔 있는 작은 극장> 페스티벌, 9월 <함양의 여름> 창작초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관람료는 8000원이며 13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다. 공연 문의는 극단 현장(055-746-7411)과 함양군문화예술회관(055-960-5288)으로 하면 된다.

◇극단 큰들 <최참판댁 경사났네> 하동 공연 = 극단 큰들이 만든 마당극 <최참판댁 경사났네>가 이달부터 10월까지 하동군 악양면 토지 세트장 곳곳에서 펼쳐진다. 2010년부터 9년째 이어오는 공연이다. 관람은 무료며 10월 28일까지 매달 2, 3회씩 주말에 진행된다.

<최참판댁 경사났네>는 소설가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를 토대로 만든 것이다. 수많은 인물이 등장해 온갖 인생 굴곡을 보여주는 소설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마당극 특유의 풍자와 해학을 담아 유쾌한 형식으로 재창조했다.

큰들 마당극 <최참판댁 경사났네> 공연 장면. /극단 큰들

또 공연 중 혼례 장면에서 관객을 신랑으로 모시거나 독립군 훈련 장면에서 관객이 모두 독립군이 되어 훈련을 하는 등 직접 참여하는 부분이 많아 재미를 더한다.

무대는 악양면 토지 세트장 전체를 활용한다. 구체적으로 마을 길에서 배우들이 풍물을 치며 길놀이를 벌이고, 길놀이가 끝나는 집 앞마당이 자연스레 마당극 1부의 무대가 된다. 1부가 끝나면 최참판댁 앞마당으로 무대를 옮겨 2부를 공연한다. 관객들은 배우들을 따라 이동하면서 마치 공연 한가운데 있는 느낌이 들도록 했다. 큰들은 소설을 읽은 사람이든, 읽지 않은 사람이든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최참판댁 경사났네>에는 큰들 배우 15명 외에도 평사리 주민이 직접 출연한다. 극중 어린 서희역을 맡은 하동 악양초등학교 박채린 어린이를 포함해 김서방과 삼월이 역을 현지 주민 중에서 캐스팅했다.

공연을 매주 하는 게 아니어서 공연이 있는 날을 잘 확인해야겠다. 큰들 홈페이지에 공지된 일정 중 앞으로 남은 공연은 다음과 같다. 4월 21일(토), 22일(일)/5월 12일(토), 13일(일), 26일(토), 27일(일)/6월 9일(토), 10일(일)/ 9월 8일(토), 9일(일), 22일(토)/10월 14일(일), 27일(토), 28일(일). 7, 8월에는 공연이 없다는 사실에도 유의하자. 또 야외 공연이라 날씨에 따라 공연일정이 바뀔 수 있으니 미리 극단 큰들 (055-852-6507)에 문의해 확인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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