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데 마냥 꽃노래만 부를 수 없다."

(사)민족미술인협회(이하 민미협)가 오랜 침묵을 깨고 붓을 들었다. 민미협 경남·서울·광주지회가 함께 '대한민국 미술의 길-촛불혁명과 평화의 창'전을 시작했다. 지난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막한 전시에 이어 19일 창원 3·15아트센터 제1전시실에서 경남 순회전이 열린다.

민미협은 리얼리즘을 추구하며 그림으로 저항한다. 현실을 풍자와 비판으로 들여다본다. 섣부르게 이해하고 위로하기보다 가혹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참여미술은 지난 박근혜 정부 때 표적이 됐다. 민미협 회원 대부분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고통을 받았다. 이들이 촛불혁명 정신을 반영해 미술인이 나아갈 길을 다시 말하고자 모였다.

경남에서 활동하는 작가 22명이 참여하는 등 전국 민미협 회원 100명이 작품을 내놓았다. 민미협의 원로라 불리는 주재환, 두시영 작가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를 풍자한 '더러운 잠'으로 유명한 이구영, 고 노무현 대통령의 대형 초상화를 그린 임영선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모두 촛불혁명의 과정과 완성을 예술로 승화했다.

19일부터 24일까지 창원 3·15아트센터서 열리는 '대한민국 미술의 길-촛불혁명과 평화의 창'전에서 볼 수 있는 노경호 작가 작품. /민미협 경남지회

성춘석 민미협 경남지회장은 "꽃피는 봄이지만 우리의 4월은 잔인하다. 70년 전 4월 3일, 58년 전 4월 11일, 4년 전 4월 16일…. 아픈데 환희의 송가를 부르는 건 위선이다"며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국민 한명 한명이 켜든 촛불의 의미를 되새기려고 한다. 또 남북이 평화와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데 예술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전시다"고 설명했다.

경남 순회전은 24일까지. 여는 행사는 19일 오후 6시 열린다.

이어 5월 12일부터 24일까지 광주 금호갤러리에서, 6월 1일부터 한 달 보름간 부산 민주공원 잡은펼쳐보임방에서 계속된다.

문의 010-5508-8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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