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폭운행 버스·기사 맘대로 택시 '불안'
창원방문의 해 관광객 실망 않게 '당부'

나는 자동차가 없다. 주로 시내버스와 택시를 이용한다. 먼저 시민을 위해 늘 고생하시는 모든 시내버스·택시업계 종사자들께 고마운 마음 전한다. 날마다 시민의 원활한 출·퇴근 길을 위해 애쓰시는 경찰과 모범운전자연합회 회원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 올린다.

출근 때 버스정류소를 가려면 아파트에서 나와 '생활도로'를 100m 남짓 걸어야 한다. 걸을 때마다 '출근 전쟁'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분명히 시속 40㎞ 이하로 달리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는데도 대부분 무시하고 사람이 오가는 길을 쌩쌩 달린다. '오늘도 무사히!'를 되뇐다.

주로 801번 급행버스를 타고 출·퇴근한다. 하루 시작과 마무리가 버스운전기사님께 달린 셈이다. 801번은 경남도청 앞까지 빠르면 30분, 늦어도 35분 만에 도착한다. 급행버스이므로 빨리 달리는 걸 뭐라고 할 순 없지만, 종종 급정거와 급출발을 일삼는 운전기사를 만나면 다리에 '꽉' 힘을 줘야 하거나 내 몸이 내 몸이 아닐 정도로 앞뒤로 흔들린다. 어떤 땐 버스를 타는 게 아니라 짐짝처럼 '실리(실려)'가는 기분이 들 정도다. 이런 버스를 타면 몇 안 되는 낙(樂)인 라디오를 재밌게 들을 수도 없다. 아닌 게 아니라 아는 분들이 창원 놀러 와서 자주 남기는 말은 "창원은 시내버스가 너무 위험하다. 신경질적으로 운전하는 기사님을 자주 봤다"이다.

빡빡한 배차시간을 맞춰야 하고, 혼자서 수시로 앞문 뒷문을 열고 닫으며, 오롯이 승객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버스운전기사님들 부담이 적지 않은 것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럼에도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된 지가 언젠데, 해마다 시내버스에 그 많은 세금을 때려 붓고도, 어떻게 이리 달라지는 게 하나도 없나?' 자괴감이 든다. 107만 도시 품격에 맞는 대중교통을 가질 때도 되지 않았나.

급한 취재나 약속이 생기면 타는 게 택시다. 시절이 이상(?!)했을 땐 택시만 탔다 하면 말도 되지 않는 '극우적 논리'를 설파하는 기사님 때문에 힘들었다. 요새는 좀 잠잠해진 듯하지만, 택시기사님들이 제발 운전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 택시의 생명은 속도인지라 느긋함과 여유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나처럼 장거리 손님이 타면 '카톡 택시 대기 중 알림'은 좀 꺼주시라. 시끄럽기도 하거니와 소리가 날 때마다 모니터를 쳐다보는 게 안전운전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인다. 노래나 라디오 소리도 좀 줄여주시면 어떨까. 꺼주시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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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 31일부터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과 함께 세계적 스포츠 축제로 손꼽히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창원에서 열린다. 나도 시민 한 사람으로서 부디 '창원방문의 해'가 성공하길 바란다. '관광객 1500만 시대'도 활짝 열렸으면 좋겠다.

창원시 차원에서도 단단히 준비하겠지만, 저 많은 관광객이 들어왔을 때 '불편한 대중교통' 탓에 창원시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불상사'만은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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