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경사로 접근성 '열악' 차량 통행 많아 안전 위협
규모도 작아 프로그램 제한

마산지역 장애인단체들이 창원시에 마산장애인복지관 이전을 요구하면서 열악한 복지관 시설이 재조명되고 있다.

마산장애인복지관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반월서 7길 59에 있는 노인복지회관 건물을 보수해 지난 2003년 개관했다. 개관 초기부터 지금까지 장애인 편의를 무시한 채 지어졌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장애인복지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고지대에 있어 급경사 길을 오르기에 장애인에게 위험하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복지관과 가장 가까운 시내버스 정류장은 이곳에서 50여 m 떨어진 곳에 있지만 버스를 타고 이용하는 장애인이 극히 드물다. 특히 산복도로 입구는 평소에도 빠른 속도로 오가는 차량이 많은 곳이라 안전사고 발생 우려도 커 보였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월동 마산장애인복지관의 이전 요구가 거센 가운데 17일 오전 이곳을 찾았을 때 주차장 진입로 유도시설이 없이 도로와 붙어있어 매우 위험해 보였고 시설물도 오래되어 녹슬고 낙후해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 마을로 통하는 진입로는 경사가 급해 일반 시민들도 힘겹게 올라야 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다른 입구와 가까운 시내버스 정류장은 450여 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워낙 경사가 급해 휠체어를 타고 오기가 힘들다. 또 급한 경사로 복지관은 안전문제를 방지하고자 길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어뒀다. 사실상 자가 운전자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렵다.

시설도 열악하다. 도내 장애인복지관 시설 현황을 보면 마산장애인복지관은 전체면적으로 볼 때 규모가 작은 편이다. 창원장애인복지관 건물 전체면적이 5120㎡, 진해장애인복지관이 3024㎡인데 반해 마산장애인복지관은 1517㎡다. 마산보다 작은 곳은 남해(1185㎡), 창녕(1201㎡) 정도다. 규모가 작아서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매우 제한적이다.

이정태 마산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은 "접근성 문제는 안전문제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산복도로 입구는 차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서 사고 우려가 있고 다른 입구는 경사가 심해 본인 차량이 없으면 이용이 힘들다"면서 "창원복지관은 내부에 체육관이 있어 체육활동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우리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15년부터 복지관 이전이 검토되면서 시설 보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좋지 않은 접근성과 교통편의시설 부재, 열악한 환경 등으로 마산장애인복지관 이용자 가운데 창원이나 진해지역 복지관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이 국장은 "누굴 위한 장애인복지관인지 의문스럽다. 이용자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창원시도 복지관 이전에는 공감하고 있다. 16일 창원시 노인장애인과 관계자는 "복지관 이전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체 터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이전을 못 하는 것일 뿐이지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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