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일꾼이 내 삶을 바꾼다] (1) 창원시의회 마 선거구(상남·사파)
경남 민심 반영 선거구, 3명 당선에 6명 출사표…현역 4명 출마해 경합

유력 거대 정당은 6·13 지방선거 의의를 제각각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 초점이 향후 총선과 대선 승리 전략에 맞춰져 있다 보니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는 데는 역부족이다. 광역단체장이나 거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는 일정 정도 정국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지방선거를 무조건 '정권 심판'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건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우리 동네'를 위해 일할 시의원과 군의원이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일은 앞으로 '나의 4년'이 윤택해지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물론 도지사나 시장·군수를 뽑는 일도 중요하다. 그에 반해 '동네 일꾼'을 대충(?) 선택한다면, 우리가 찍은 투표용지는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경남 전체 기초의회 선거구를 모두 살펴볼 수는 없겠으나, 생활정치의 특징적 한 단면을 담은 지역구를 골라 우리 동네 일꾼 뽑기의 중요성을 환기하고자 한다.

기초의원 '창원 마 선거구'는 창원 성산구 핵심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상남·사파(대방)'를 일컫는다. 창원 성산은 이미 창원을 넘어 경남 정치의 1번지로 정평이 난 곳이다.

노동자와 중산층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지역이고 대부분 아파트로 이루어진 동네다. 최근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경남 지역 선거 표심'과는 다소 동떨어진 결과가 나타나곤 했는데, 이는 역으로 창원 성산의 표심이 창원 전체는 물론 경남 전역에 영향을 끼치는 경향성으로도 읽힌다는 점에서 '정치 1번지'라는 지위(?)가 무색하지만은 않다.

특히 노동자·중산층 집결지역이라고는 하지만 세대별 구성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고, 원주민과 외지인 역시 적절하게 섞여 있어 '예측할 수 없는 민심'이 자주 표출되는 곳이다. 무엇보다 '상남·사파(대방)'는 3명의 시의원이 선출되는 곳이어서 소선거구제 아래에서 종종 발생하는 민심의 왜곡 현상이 덜하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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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남·사파(대방)'에서는 6명 출마가 확실시된다. 6명이 출마하는 곳에서 3명이 당선된다고 하니 '쉬운 선거구'로 보일 법도 하지만, 지역구 사정을 보면 무척이나 '어려운 선거구'라는 게 확연히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삼모(52)·한은정(47) 후보가, 자유한국당은 강호상(59)·김경수(56) 후보가 나섰다. 여기에 정의당 노창섭(50) 후보가 3선에 도전하고, 노동당 안혜린(47) 후보가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4년 전 선거에서는 김삼모 후보가 득표율 1위를 차지했고, 이어서 강호상·노창섭 의원이 뒤를 이었다. 민주당 비례대표 한은정 의원은 이번에 지역구를 이 곳으로 로 선택했다. 4년 전 1석만 건진 한국당은 올해 2명의 후보만 이곳에 공천했다.

후보 모두 '40∼50'대인 점이 눈에 띄고, 현역 의원이 4명이나 출마하는 것도 이채롭다.

각 2명의 후보를 내세울 계획인 민주당과 한국당이 어떤 성적을 낼지 흥미롭다.

또한,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정의당 노 후보, 그리고 민중당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노동당 안혜린 후보의 득표 결과 역시 주목된다.

'당 대 당' 대결뿐 아니라 같은 진영 내 후보 간 경쟁도 치열하다. 4년 전 선거에서 '민주당-새누리당-무소속(정의당)'이 황금 분할했다면, 올해는 과연 어떤 정치 세력이 약진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최근 상승하는 당 지지율에 고무돼 있고, 한국당의 저력 역시 만만치 않다.

창원 성산 국회의원이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라는 데 알 수 있듯이 진보적 표심이 강한 곳인데, 그 힘이 정의당과 노동당에 얼마만큼 배분될지도 미지수다.

'상남·사파' 변수는 한국지엠과 STX조선 사태로 대변되는 창원공단 불황이다. 4년 전 '상남·사파' 선거구 인구는 8만 9000여 명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1만 명 가까이 줄어든 8만여 명에 머물고 있다. 기존 거주자 대부분이 장유·진영·진해 등지로 빠져나갔고, 창원공단 침체로 노동자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집값 하락·주거환경 노후화·교통(주차) 대란 등 창원시 행정을 어떻게 견제하고 추동하느냐에 따라 개선되느냐 악화하느냐 갈림길에 선 현안 역시 많아 '동네 일꾼' 중요성이 그 어느 곳보다 높은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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