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가리 150마리 집단 서식, 마을 주민 '용도변경' 요구
건축주 "이미 자금 투입"…시 "법령 등 문제 없다"

왜가리 150여 마리가 집단 서식하는 창원 주남저수지 인근 금산마을 주민들이 공장 허가에 반발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이 마을 인근에 물까치 1000여 마리도 찾아온다.

창원시 의창구 동읍 금산마을 공장 허가 반대 움직임은 건축이 시작된 지난 10일부터 시작됐다. 주민들은 지난 11일 의창구청장을 만나 공장 건축허가 문제점을 전달한 데 이어 이튿날 마을총회를 열어 공장 허가 반대 결의를 했다.

지난 13일 금산마을회관에서 의창구청 건축허가 담당자와 공장 건축주, 마을주민 등이 간담회를 했으나 입장 차이는 컸다. 주민들은 "새로 이주민이 들어와 집을 짓거나 식당 등 영업을 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공장이 들어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주민 김근희 씨는 간담회에서 건축주에게 "공장을 짓지 말고 택지를 다른 용도로 변경할 수 없겠느냐"고 제안했으나 건축주는 "벌써 들어간 자금이 5000만 원 정도다. 나도 빚을 내서 공장을 세우는 거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 창원시 의창구 동읍 주남저수지 인근 금산마을 주택 뒤로 보이는 왜가리 집단 서식지.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금산마을 주택가에 들어설 공장은 254.38㎡ 규모 지상 8.5m짜리 광고·간판공장이다. 주민들은 광고·간판공장이 들어서면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음 발생 문제도 걱정하고 있다. 더욱이 인근에는 왜가리 150여 마리가 집단 서식하고 있어 주남저수지 생태계 파괴도 우려된다.

하지만 창원시 환경정책과 주남저수지계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결과 조류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며 공장을 허가해도 괜찮다고 밝혔다. 또한 의창구청 건축허가과 관계자는 "주남저수지 인근이라 허가 승인까지 두 달이나 평가했다. 허가 과정에서 여러 법령도 확인했고 공장이 들어서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정책실장은 "공장이 하나 생기기 시작하면 인근에 공장이 들어서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마을 주민들의 생존권 침해와 더불어 조류 집단 서식지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금산마을 공장 허가 결사반대 대책위원회'를 꾸렸으며, 70명 전원이 공장 건축 반대서명을 했다.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주택 옆에 들어서는 공장도 문제지만 환경과 개발이라는 문제는 공론화를 통한 소통과 토론으로 인식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주민들 의견 모아 16일 의창구청에 탄원서도 제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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