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향 찾아 날아올라
자연 속 이미지 극대화

일본 애니메이션에는 판타지가 있다.

<이웃집 토토로>(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1988>는 하늘을 난다. 숲 속에 사는 토토로는 하늘을 난다. 두 자매는 토토로를 타고 고양이 버스를 타고 하늘을 날며 숲을 본다. 자연 속에서 성장을 말하는 자연의 판타지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또 다른 작품 <마녀 배달부 키키>(1989)도 마녀의 비행이라는 판타지를 현실화했다.

〈이웃집 토토로〉. /스틸컷

<천공의 성 라퓨타>(1986),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등 여러 작품에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하늘이라는 이상향을 내세웠다.

바다도 빼놓을 수 없다. 바다를 유영하는 잠수함, 물에 잠긴 빌딩 안에 혼자 사는 그. 항구를 공격하는 적들. <청의 6호>(감독 마에다 마히로, 1998)의 도입부다.

도시가 물에 잠긴다는 공포는 일본인들의 심리 기저에 흐르는 근원적이며 집단적이다. 해수면의 높이가 상승해 도시가 물에 잠기고 인류는 종말의 위험에 처한다는 설정은 일본 TV 만화 <미래소년 코난>(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1978)의 충격적인 오프닝을 통해 익숙해진 내용이다.

〈마녀 배달부 키키〉./스틸컷

서정적인 작품도 있다. 스튜디오 지브리가 제작한 TV판 애니메이션 <바다가 들린다>(감독 모치즈키 도모미, 1993)는 10대 시절 미세한 감정의 흐름을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냈다.

바다는 공간적 배경인 동시에 가슴 아린 추억의 상징이다.

우주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이미지며 상상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TV 만화 <기동전함 나데시코>(감독 사토 다츠오, 1996~1997)는 코미디와 슈퍼로봇, 우주전함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 있다.

〈미래소년 코난〉./스틸컷

일본 애니메이션을 읽는 방법은 아주 많다.

아주 단순히 감독을 중심으로 분류하자면 미야자키 하야오, 호소다 마모루, 최근 세상을 떠난 다카하타 이사오(1935~2018)까지 거장 손에서 탄생하는 작품은 허투루 넘길 수 없다. 특히 <반딧불이의 묘>(감독 다카하타 이사오, 1988)는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그려 반전 애니메이션으로 불린다. 전쟁의 죽음의 리얼리즘에서 종말을 향한 경고이자 판타지다.

※기사는 <박인하의 아니메 미학에세이>를 참고했습니다.

〈바다가 들린다〉./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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