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동상가발전친목회, 23일 창원시와 간담회
편의시설 설치 등 건의 '야구장과 상생' 모색

신세계백화점 마산점과 마산야구장 사이에 상권이 형성돼 있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일대 상인들이 상권 활성화를 위해 뜻을 모았다.

산호동상가발전친목회(회장 최춘호)는 최근 '야구 특화거리' 조성을 위한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침체된 산호동 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특화거리를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데 공감하고, 창원시에 특화거리 지정을 건의하기로 결의했다.

지난 10일 만난 최춘호 친목회장은 "밖에서 보면 프로야구 홈구장이 바로 옆에 있어 장사가 잘되는 줄 알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식당, 술집 등 새로운 가게는 많이 생겼지만 매출은 NC 창단 전보다 오히려 20~30% 정도 줄었다"며 "지금 영업 중인 가게 가운데 4분의 1 정도는 이미 부동산에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거래는 되지 않는데 임대료만 껑충 뛰었다"고 토로했다.

지난 2011년 NC다이노스가 창단하면서 상인들의 기대는 컸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관람객들이 많이 찾을 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오히려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야구장에서 치킨, 김밥, 맥주 등으로 배를 채운 이들은 산호동을 찾지 않았고, 단골 손님도 거리가 혼잡하다는 이유로 발길을 돌린 탓이다.

산호동상가발전친목회 회원들이 지난 3일 회의를 한 뒤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NC가 1군에 진입한 지 5년이 훌쩍 넘었지만 산호동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야구 특수를 노리고 점포를 연 상인들이 얼마 못 가 빠져나가면서 산호동 점포들의 간판은 짧은 기간 수시로 바뀌고 있다.

이에 참다 못한 상인들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 친목회 한대식 감사는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주차난이 극심해 거리가 엉망인데도 창원시와 시의원은 손을 놓고 있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합성동이나 창동에는 많은 예산을 투자하면서 산호동에는 지원이 없다. 똑같이 세금을 내는데도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다"며 "상인들이 힘을 모아 특화거리 조성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야구장 인근이라는 입지에 걸맞게 '야구 특화거리' 조성을 요청할 방침이다. 한 감사는 "먹거리 인프라는 충분하다. 볼거리와 편의시설 등을 추가하면 야구장과 상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친목회는 △야구 조형물 설치 △빛 거리 조성 △공영주차장 건립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오는 23일 산호동행정복지센터에서 창원시와 간담회를 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시청 관계자와 지역구 시의원, 산호동주민자치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친목회는 지난해 9월 상인회를 조직하고자 하는 상인들의 모임이 모태다. 당시 산호동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 80여 명은 상인회를 결성해 침체된 상권을 활성화하고자 했다. 그러나 '유통산업발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요건에 미달돼 상인회 조직은 물거품이 됐다. 이후 20여 명이 산호동상가발전친목회라는 이름으로 상권 활성화와 상인 간 친목 도모, 정보 교류 등을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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