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의창구 주민들 하소연, 작년 소나무 벌목으로 악화
방음벽·조경공사 등 요구

남해고속도로 창원2터널에서 북창원 나들목 구간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한국도로공사에 방음벽 등 소음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북면 대한마을, 신기부락, 굴현부락, 새터부락 주민 300여 명은 창원2터널에서 북창원 나들목 구간에 다니는 차량 소음으로 일상 생활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주민 이모 씨는 "지난해부터 재선충으로 소나무가 시름시름 앓다가 고사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소나무를 벌목하고서 방치를 해 소나무 재선충이 번지고 있다"면서 "소음을 막아주던 소나무가 사라지면서 주민들은 농사도 못짓고, 여름에는 창문도 열지 못하는 심각한 재산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2터널에서 북창원 나들목 구간 상·하행선 모두 소나무 벌목 현장을 흔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베어진 소나무는 방치돼 있고, 잎녹병이 번지는 소나무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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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고속도로 창원2터널에서 북창원IC로 가는 상·하행선 구간 도로변에 소나무가 벌목된 채 방치되고 있다. /박종완 기자

이 씨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은 많은 나무가 베어지면서 소음 문제가 심각해지자 지난해 5월 한국도로공사에 민원을 넣었다. 민원 내용은 의창구 지계리 일대 3곳에 방음벽 설치와 조경공사, 수목정비, 축사와 농작물 피해 대책 요구 등이다.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도로공사는 이틀에 걸쳐 이 일대 소음을 측정했고, 소음기준치를 넘지 않았다.

소음기준치는 주간 68㏈, 야간 58㏈이나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위치에서 주간 소음 57.5㏈, 야간 소음 55.1㏈로 나왔다.

한 마을 노인회장은 "죽은 나무를 베는 것까지는 좋으나 처리도 안 한다. 이 마을 주민들은 10년째 같은 민원을 제기하고 있고, 최근에는 그 소음 수치가 심각해졌다"며 "박완수 국회의원실도 현장을 답사했지만 조치는 없었다"면서 고통을 토로했다.

이 씨는 "도로 인근 축사는 가축들이 새끼를 못 가지면서 운영을 포기했다. 도로가 나고서 축사가 영업을 시작했다는 이유로 대책도 없었고, 보상도 없었다"고 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베어진 소나무가 있는 부분은 현장을 확인한 후 이른 시일 내 처리하겠다"면서도 "소음에 따른 방음벽은 설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당장 해결하기가 어렵다. 근본대책은 방음벽이 맞지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또 도로변에 신규로 나무를 심는 것은 예산상 문제와 임시방편일뿐더러 최근에는 잘 하지 않는 조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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