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군 부곡온천지역은 부곡하와이의 폐쇄 이후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부곡에서 온천관광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회의에선 탁상공론에 가까운 비현실적인 내용도 일부 포함되었긴 하지만, 날 선 비난보다는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찾으려면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다.

부곡온천지역은 이미 20년 전 관광특구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행정이나 재정지원이 전무한 이름뿐인 관광특구 지정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볼멘소리도 있다. 중앙정부를 겨냥한 이런 하소연이 한 두 번은 몰라도 문제해결에 정작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면, 중앙정부가 뭔가를 해주기 이전에 지역사회에서 자구와 자활을 위해 도대체 무얼 했느냐는 반문이 바로 나오기 때문이다. 다른 누군가의 지원이나 비전제시 부족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그동안 타성에 젖어 영업해온 책임을 먼저 따져볼 줄 알아야 한다. 온천관광 사업을 대중적인 대규모 목욕탕 정도로 여기는 사고는 온천산업이 태동하던 20년 전에나 가능한 이야기다. 부곡온천의 온천수가 지닌 고급성이나 가치를 따지기 이전에 최신시설의 대규모 온천 하나만으로도 20년 전엔 경쟁력이 있었다. 온천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에 비싼 입욕비라는 고급화를 추구하는 영업전략보다는 대중적인 수요를 충족하는 중저가형 관광사업이 주도적이었던 이유도 바로 이런 사정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전국적으로 많은 온천시설이 개발되면서 중저가형의 온천산업은 말 그대로 시장경쟁의 나락으로 내어 몰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온천관광은 다른 볼거리와 먹거리가 연계되어야만 고부가가치화를 기대할 수 있고 산업의 시너지 효과 역시 극대화할 수 있다. 이런 단순한 사실은 부곡지역의 주민이나 상인들이라면 누구라도 알고 있을 것이다.

부곡온천을 다시 활성화하려면 지역사회의 문제를 누구보다 많이 고민하는 당사자들이 나서야 한다. 중앙정부나 지자체에 기대기보다는 이제는 뭔가를 하지 않으면 정말 소멸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을 지닌 당사자들이 나서서 우포늪 생태여행, 따오기 체험, 화왕산 갈대 관광과 온천지역의 숙박을 연결하는 지혜로운 방안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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