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창원 동읍 주남저수지에 카니발 승용차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차량에는 6명이 타고 있었다. 4명은 스스로 빠져나왔지만 나머지 2명은 차량 안에 갇힌 채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때마침 근처 식당에서 식사 중이던 경찰관과 한 시민이 이를 발견하고는 급히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차창을 깨고 잠수를 거듭한 끝에 2명을 구조했다. 이 소식은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퍼졌다. 해당 영상을 편집해 SNS에 올리자 "다행입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감동적인 사연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5일 울산에서 시내버스가 도로변으로 돌진해 공장 담벼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버스는 사람들을 태운 채 왼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었다. 완전히 넘어진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때 현장을 지나던 시민들이 너나할 것 없이 버스로 달려들었다. 이들은 구조작업이 끝날 때까지 버스를 맨몸으로 받쳐 세웠다. 이 영상에도 "아직 살만한 세상입니다" 같은 응원 댓글이 달렸다.

박성훈.jpg

제아무리 의협심이 강한 사람이라도 물속에 뛰어들거나 버스를 맨 몸으로 막아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영상 속의 사람들은 본인의 안전보다 위험에 빠진 약한 사람들의 생명이 더 소중했다. 거창한 영웅담이 아니다. 주변에 흔히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행동이다.

두 영상을 편집하면서 몇 번이나 울컥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너는 기자로서 약한 자의 힘이 되어주고 있느냐고. SBS 드라마 <조작>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약한 사람을 돕는 건 기자에겐 정의가 아니라 상식이다." 오늘도 그 당연한 상식을 지키기 위해, 우리 주변에 있는 영웅들의 발뒤꿈치라도 따라가기 위해 마음을 다잡아본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