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홍준표, 경남지사 선거에 명운
패하면 '정치 낭인'신세 전락할 수도

제7회 지방선거 투표일인 6월 13일이 지나면 경남을 대표하는 두 정치인의 운명이 갈리게 될 것이다. 한 사람은 고심 끝에 경남도지사 출마를 결정한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해 을) 의원이고, 또 한 사람은 경남지사 선거에 자유한국당 대표직은 물론 자신의 '재신임'까지 건 홍준표 전 경남지사다.

기자는 김경수 의원 출마 여부를 둘러싼 삼겹살 내기에 '안 나간다' 쪽에 걸었다. 그만큼 위험 부담이 크다고 봤다. 국회의원이 된 지 2년도 안 된 초선이, 중도사퇴라는 따가운 시선을 무릅쓰고 이길지 질지도 모르는 싸움에 '올인'할까 싶었다.

승리하면 물론 그의 정치적 미래는 탄탄대로일 것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박원순 서울시장·이재명 전 성남시장 등이 그러했듯 자치단체장 이력을 발판으로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무엇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이자 친문세력 핵심으로 꼽히는 인사다.

하지만 패하면? '올인'이라는 표현에 이의가 있을 수 있겠다. 정권 성공에 모든 것을 던진 전도유망 정치인이 그냥 놀기야 하겠나. 청와대 참모, 정부부처 장관 등 그가 갈 만한 자리는 차고 넘친다.

다만 '홀로서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오랫동안 공 들인 지역구인 김해를 비롯해 경남에서 심기일전부터 일단 난관이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다음 지방선거를 노려볼 수 있겠으나 혹 또 떨어지면? 그때부터는 진짜 지금의 상큼·참신한 이미지는 사라지고 '정치 낭인' 비슷한 신세가 될 것이다. 정권 핵심 인사는 늘 그 정권의 명운과 함께해온 것 또한 변수다. 문재인 정부가 언제까지나 잘나갈 수는 없는 일이다.

늘 '당당하신' 홍준표 대표의 속이 요즘 말이 아닐 것 같다. '당대표직'부터 '재신임'까지 호기롭게 던질 건 다 던졌는데 앞날이 매우 불안해서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장이 그 유력한 근거다. 홍 대표는 그간 단 한 번도 김 전 지사를 경남지사 유력 후보로 거론하지 않았다. 지난달 말 그에게 출마 권유를 하기 직전까지도 "가능성 제로"라고 했다. 그만큼 관계가 좋지 않았다. 그랬던 홍 대표가 결국 고집을 꺾은 것은 상당히 다급하고 절박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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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신 공언한 대로 경남을 비롯해 광역단체장 6석 이상을 이기면 당권 유지는 물론 차기 대선까지 무난한 항로일 수 있다. 하지만 참패하면, 특히 경남에서 지면 이 모든 게 일장춘몽이 된다. 그의 나이 이미 63세. 이번에 추락하면 다시 또 재기의 기회가 있을까?

홍 대표보다 연장자인 이인제·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보니 혹시 모르겠다. 낭인처럼 떠돌다 혜성처럼(?) 등장, 다음 또는 다다음 지방선거에 나설지도. 어쩌면 김경수-홍준표 경남지사 리턴매치를 또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국당이 지금처럼 몰락을 거듭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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