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남도당 도의원 창원 6선거구에 서교민 후보 공천 "재논의하겠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이 탄핵을 "자유민주주의 전복을 목적으로 한 반란"으로 규정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옹호한 인사를 6·13지방선거 경남도의원 후보로 공천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번 선거 경남도의원 창원6 선거구 민주당 후보로 공천받은 서교민 씨는 지난해 4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정국과 관련한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이 고전하는 원인은 보수정권 9년 동안 식상한 국민에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데 있다. 허구한 안보 타령도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러면 유권자를 확 이끌 수 있는 정책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보수 분열의 원인은 탄핵이고 뭉쳐야 할 아이콘도 그 중심에 박근혜가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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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두고 정확히 누구를 겨냥하는 내용인지 논지가 모호하고 주장이 난잡하다는 의견이 올라오자 그는 다시 '20017 탄핵과 대선'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대선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문제로 야기된 사건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이번 대선의 화두를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문제로만 국한하는 것은 협견에 속한다(이 부분에서 태극기 애국시민들의 감정이 깔려 있다). 이번 대선은 탄핵 문제를 넘어 국가체제결정 선거가 되었다. 당연하다. 왜냐하면, 탄핵을 자행한 집단은 박근혜 대통령이 메인 타겟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전복을 목적으로 반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 희생양이었다. 그들은 이제 반란의 결론을 맺으려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넘어 이제 우리가 지켜야 할 대상은 보수우파의 정치신조인 자유민주주의다"고 댓글을 달았다.

박 전 대통령 국정 농단에 분노해 촛불을 든 시민을 자유민주주의 전복을 꾀하는 '반란 세력'으로 규정함은 물론, 박 전 대통령은 아무 죄가 없다는 견해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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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라 서 씨는 지난해 5월 24일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부엉이 바위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과 함께 "왜 우파에는 부엉이 바위가 없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다른 댓글에서도 "좌파 결집 아이콘은 부엉이다"라고 올렸다. '부엉이 바위'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곳이다. 서 씨는 이 같은 내용의 글을 민주당 입당, 공천 신청, 공천이 확정되는 때까지도 지우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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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내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이에 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윤기 마산YMCA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는 촛불 시민 혁명을 등에 업고 탄생한 상징성이 있다"며 "그럼에도 당 공직 후보 추천 과정에 촛불 시민을 부정하고 심지어 반란 세력으로 규정한 인사를 걸러내지 못한 건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철승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소장도 "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민주당 정부는 이번 지방선거를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정부의 완성을 위한 지역 정치 교체를 주장하기 전에 민주당 내 한국당스러운 시·도의원 줄세우기 같은 정치 문화 적폐를 청산하는 게 먼저"라면서 "촛불 시민을 반란 세력으로 규정하고, 심지어 '부엉이 바위'까지 매우 적절하지 못한 소재로 희화화한 사람이 당 공천 과정에 검증되지 않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내 시민사회인사들은 이 같은 견해를 민주당 도당에 전했다. 민주당 도당 관계자는 이를 두고 "문제를 제기한 부분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서 후보는 도당 공천심사위, 상무위원회까지 통과했을 뿐 중앙당 최고위원회, 당무위원회 최종 인준을 받지 못한 상태라 11일 도당 상무위원회를 열어 공천 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 제기가 지속하자 서 후보는 9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엉이 바위 등을 거론하며 부적절한 언행을 한 점을 반성한다. 앞으로 민주당 소속으로 당에 걸맞은 행동을 하겠다"는 등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10일 낮 12시 현재 서 후보 페이스북 계정은 '부분 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이 탓에 현재는 해당 내용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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