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창녕 부곡온천 발전 방안은
활성화 세미나에서 제안…젊은층, 힐링 여행지 관심
일본 유후인 사례 접목 해야…지원 제도 개선 요구도

"부곡은 벚꽃은 좋으나 정적이고 재미 없다", "관광적으로는 올드(old)하다", "사진 찍을 거리가 하나도 없다", "젊은 층은 온천 관심도가 낮다", "킬러 콘텐츠가 약하다", "온천 물은 좋지만 물 관련 관광 아이템이 부족하다".

2018년 현재 창녕 부곡온천 모습을 관광산업 측면에서 진단한 말들이다. 관광객 발걸음을 이끄는 게 관광산업 목적이니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과도 직결되는 분석이다.

부곡온천관광특구 지정 20주년을 맞아 지난 6일 오후 3시 30분 창녕군 부곡 레이크힐스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부곡온천관광특구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는 엄용수 국회의원(자유한국당, 밀양·의령·함안·창녕)과 (사)부곡온천관광협의회(회장 남영섭)가 공동 주최했다.

세미나 발제는 여호근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가 했으며, 토론은 김영표 전 경남발전연구원 부원장 사회로 김재원 신라대 국제관광학부 교수, 김태영 경남발전연구원 사회가족연구실장, 고계성 경남대 관광학부 교수, 김기창 부곡면장, 윤수근 창녕신문 논설위원이 나섰다. 세미나 내용을 토대로 부곡온천 발전 방향을 분석해본다.

▲ 부곡온천관광특구 지정 20주년을 맞아 지난 6일 오후 3시 30분 창녕군 부곡 레이크힐스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부곡온천관광특구 활성화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이수경 기자

◇부곡온천 활성화 방향은 뭘까 = 부곡온천을 발전시키려면 온천관광특구 전체를 리모델링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물의 천국인 부곡온천수 콘텐츠를 개발하고, 20~30대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릴 수 있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여호근 교수는 부곡온천관광특구 관련 키워드를 빅데이터로 분석(2017년 1월 1일~12월 31일)한 결과를 밝혔다. '창녕 부곡온천관광특구'를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온천, 창녕, 부곡·관광 순으로 관심도를 나타냈다. 창녕, 우포, 온천, 따오기, 여행을 키워드로 분석했을 때는 여행, 온천, 창녕, 우포늪, 따오기 순으로 관심도가 높았다.

특히 20~30대는 온천보다는 여행에, 40대 이상은 여행보다는 온천에 더 비중을 두고 부곡을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스타그램 순위는 우포늪이 1위를 차지했고, 부곡과 창녕읍이 뒤를 이었다.

여 교수는 "부곡온천을 포르투갈 코스타노바, 일본 유후인, 충남 아산 지중해마을, 남해 독일마을처럼 재생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우포늪은 영국 에덴 프로젝트, 일본 구시로 습원, 홍콩 마이포 습지를 참고하고, 봄철 유채축제와 함께 싱가포르 보타닉가든, 제주 탐나라공화국 같은 사계절 꽃 테마파크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영 실장은 부곡온천에 웰니스 관광을 접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곡온천관광특구에는 23개 온천장 등 관광 수용 태세는 갖춰져 있으나 스파·에스테틱 등 웰니스 시설·관광자원은 미흡하다"면서 '부곡 웰니스 센터' 설립을 제안했다. 또 스포츠파크에 오는 전지훈련 선수들이 원하는 '국립스포츠재활센터'도 필요하다고 했다.

◇'관광특구' 제도의 문제점 개선돼야 = 20년 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지정한 관광특구는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한 지 오래다. 우리나라 관광특구는 13개 시·도 31곳(2018년 행정안전부)인데, 특구 지정 혜택과 행·재정적 지원이 전무하다.

김기창 면장은 "관광특구 제도를 개선하고 부곡온천수 우수성을 확보하려면 입법 청원 활동을 해서 온천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행정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재정을 지원하고, 관광특구 내 종사자들 서비스마인드가 필수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계별 예산 투자 계획 실행, 부곡온천수 공동 관리가 선행돼야 하고, 온천수를 활용한 막걸리, 물티슈, 팩, 음용수 개발 등 온천수 관광상품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수근 위원은 "생태 관광에 문화 예술이 융합하지 않으면 관광산업은 발전하지 못한다. 행정이 앞장서서 먹거리, 즐길 공간, 볼거리가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곡온천 홍보관인 르네상스관에서 온정교 국도변까지 연결 교각을 건설하고 온정천 약수둑방길 체험, 로컬푸드 직거래 판매장 설치 등이 가능하도록 관광특구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 지금까지 변화·실천하지 못했나 = 거론된 부곡온천 발전 방안은 대부분 창녕군민이 동의해왔던 내용들이다. 하지만 여태껏 관광특구를 바꾸지 못하고 방안을 실천하지 못한 것은 행정, 부곡온천 종사자, 군민, 국회의원, 도의원·시의원 모두의 책임이다.

부곡 주민 ㄱ 씨는 "부곡의 지속발전 가능한 요소를 미리 대비했더라면 이런 상황이 오지 않았다. 경남도와 군수의 역할과 책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주민 ㄴ 씨는 "행정 지원도 중요하고 온천업자들의 의식 변화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민 ㄷ 씨는 "지역민에게 혜택이 있는 지역민 참여 관광사업도 강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엄용수 국회의원은 토론을 마친 뒤 "부곡온천 발전 과제를 새롭게 선정하고 더 능동적으로 움직여야겠다고 판단하게 됐다"면서 "행정이 5년마다 세우는 관광특구 계획의 느슨함 등을 챙기고, 국비를 포함해 부곡온천 활성화를 위한 장기적·세부적 밑그림을 그릴 용역을 발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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