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경남진로직업체험박람회, 168개 부스 2만 5000여 명 방문
학생들 '미래 직업' 적극 체험…알찬 내용에 관심·호응 높아
많은 인파에 발길 돌리기도 "부스·공간·일정 확대했으면…"

경남 청소년이 미래 직업을 체험하는 '2018 경남진로직업체험박람회'가 공간·부스·일정을 확대해야 한다는 참가자의 요구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경남도교육청이 주최하고 경남도민일보가 주관한 이번 박람회는 '꿈 job go(잡고) 아이 좋아' 주제로 6·7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2만 5000여 명 학생, 학부모가 다녀갔다.

이번 박람회는 여느 교육박람회와 달리 직업체험에 방점을 뒀다. 인문학, 공공·전문직, 문화·예술, 첨단 과학, 뷰티·푸드, 금융·의료·서비스, 미디어 등 35개 기관이 168개 부스를 운영해 진로·직업을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지도도 없는 허공에 손짓으로 부산·제주도 날씨를 알릴 때 당혹감, 승무원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 잠시나마 배꼽에서 느끼는 긴장감, 취재·기사 작성·편집 과정을 통해 완성한 나만의 신문 1면 등 청소년에게 이러한 체험 공간이 얼마나 절실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168개 부스 1일 평균 체험자 수는 약 400명. 1회 3~30명 이상, 5~30분 이상 체험 조건을 고려하면 부스마다 학생들이 쉼 없이 찾았음을 알 수 있다.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긴 줄도 절반이었다.

경상남도교육청과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2018 경남진로직업체험박람회가 6일과 7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이 진로직업체험을 하고 있다./김구연 박일호 기자

커피 핸드 드립 과정을 취재 수첩에 열심히 적고 있던 김해린(김해 대동중 3학년) 양은 "이번 행사는 노는 체험이 아닌 배우는 체험"이라며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양은 "기자는 진실 보도와 함께 기록하는 사람이다. 적으면서 체험활동을 하니 더 많은 정보를 알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6일(금요일) 행사장을 찾은 김정우(창원 동산초 6학년) 군은 "과학자가 꿈이어서 VR(가상현실) 체험에 관심이 많았다. 막상 와보니 궁금하고 경험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 토요일 친구와 또 오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경상남도교육청과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2018 경남진로직업체험박람회가 6일과 7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행사에 참가한 학생들이 진로직업체험을 하고 있다./김구연 박일호 기자

학생들은 관심 직업에 관해 적극적으로 묻고 조사했다. '나의 꿈은 승무원입니다' 부스 담당자는 고등학생들이 키와 관련한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고 전했다. 그는 "비행기가 갈수록 크고 높아져 키 제한은 없지만 상관관계는 있다"고 답변했다. 또 진로 설명에 나선 해군교육사령부 측은 "최근 여군 경쟁률이 남군 경쟁률의 10배를 보이는 현상 등을 설명하고 부사관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은 물론 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관심도 높았다. 6일 가정체험학습을 신청하고 자녀와 행사장을 찾은 학부모도 제법 눈에 띄었다. 창녕초등학교 한 학부모는 "창녕과 같은 일부 군 지역은 직업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수업보다 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해 일부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에서 운영한 진로상담관과 작가와 함께하는 인문학 강연도 매시간 자리를 가득 메워 큰 호응을 얻었다.

▲ 박종훈 경남교육감, 최진덕 경남도의회 의장 직무대리, 김지수 경남도의원, 하선영 경남도의원, 구주모 경남도민일보 사장 등이 개막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김구연 박일호 기자

각양각색 직업을 한자리에 모아 체험하는 공간이 경남에서는 처음 마련돼 학생·학부모·교사의 관심은 높았지만 제한된 공간에 많은 인파로 일부는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창원 신항초교 2학년 학부모 김회정 씨는 "부스마다 줄 서는 게 너무 힘들다. 딸 꿈이 매년 바뀌고 있어 내년에도 찾을 의향이 있는데, 공간과 부스가 더 확대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125명 학생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마산 교방초교 김양호 교사 역시 "지금까지 관련 박람회 중 가장 다양하고 알찬 내용으로 꾸려졌지만 제한된 시간에 긴 줄 때문에 많은 체험을 못 하고 있다. 일정을 늘려 학생을 분산하는 등 행사가 더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한 박람회를 초등과 중등으로 이원화하는 등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박람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해군, 기자 직업들을 체험해보고 있다./김구연 박일호 기자

도교육청 진로진학 담당 김민환 장학사는 "이번 박람회는 모두 체험으로 짜여 학생 참여도와 집중도가 상당히 높았다. 참관객 인원수가 많아 애초 계획 체험 재료를 추가했음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학생이 많았다"며 "특히 군 지역 학생에게 직업 현장 경험이 진로 선택의 계기가 됐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드론, 의료, 미용 관련 진로직업 체험을 하고 있다. /김구연 박일호 기자
박람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드론, 의료, 미용 관련 진로직업 체험을 하고 있다. /김구연 박일호 기자
박람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드론, 의료, 미용 관련 진로직업 체험을 하고 있다. /김구연 박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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