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0대 구속영장 신청

지난 4일 새벽 창원 정우상가 앞에 제주 4·3 희생자를 추모하고자 마련한 분향소가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분향소 천막, 현수막 등을 부수고 찢은 혐의(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조모(49) 씨를 현장 인근에서 붙잡았다.

그는 왜 분향소를 망쳐놓았을까. 경찰 조사에서 그는 '4·3 추모에 화가 나서'라고 답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3일 오후 정우상가 일대를 지나가며 4·3 70주년을 맞아 시민단체가 설치한 분향소를 확인했다.

그는 4·3을 '북한군이 침투해 대한민국을 전복하려고 해서 군·경찰이 진압한 사건'이라고 주장하며 추모에 분개했고, 이튿날 오전 2시 50분께 혼자 현장을 찾아와 집기를 부수고 낙서를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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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서진 4·3 추모 분향소./김구연 기자

낮에는 사람들과 마찰을 우려해 새벽 시간에 다시 현장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오전 2시 50분부터 4시 20분까지 1시간 30분가량 머물렀다. 그는 분향소에 있던 가위로 천막, 현수막을 자르고, 집기를 발로 부쉈다고 진술했다.

현장에 있던 매직펜으로 천막과 현수막에 '김정은 하수인 청와대', '문죄인', '김정은의 지시를 받은 경남경찰청장' 등 낙서도 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국가의 안녕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사람을 처단해야 한다', '추모 집회를 허가한 경찰도 잘못됐다'는 등의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씨의 주거지 불분명, 재범 우려 등을 이유로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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